김정길 행정자치부장관이 13일 "공무원은 상전이 아니다"라는 책을
출간했다.

이 책에서 김장관은 공무원의 각종 비리를 공개한 뒤 "복지부동하고 부패한
공무원들을 공직에서 추방할 때까지 전쟁을 계속하겠다"고 선언했다.

김장관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편한 직업으로 구청 계장을 손꼽았다.

만 24세에 7급 공채로 들어온 뒤 30세만 되면 6급으로 승진, 오전엔 신문
보고 오후엔 직원에게 잔소리하다 평생 도장만 찍으며 편하게 살수 있는
자리라는 것.

서울시 6급 주사가 2백억원의 재산을 모을 수 있었던 것도 사정이 이렇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일선 행정기관의 "썩은 부위"도 도마위에 올랐다.

"파크 노래방 플러스 주점"으로 간판을 세우려고 했던 한 시민은 상납을
하지않았다는 이유로 구청 공무원에 의해 간판을 "파크 노래왕 플러스
주점"으로, 다시 "파크 왕 플러스 주점"으로 바꾸어야했다.

아버지 어머니는 물론 할머니가 교육대상자를 대신해 참석하는가 하면
수십만원짜리 대리 출석증이 나도는 곳이 민방위교육현장이다.

정부 기록물 인수인계도 엉망이다.

사고 우려가 있는 전국의 5백58개 교량에 대해 안전점검을 실시한 뒤
설계도면에 위험표시를 하려고 했으나 설계도면이 온전히 남아있는 게 전체의
3%의 18개에 불과했다는 것.

김장관은 공무원의 부정부패를 뿌리뽑기 위한 4가지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대통령 장관 등 정권의 핵심부터 깨끗해야하고 공무원이 마음대로
법을 적용할수 없도록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하며 행정절차도 개선해야 한다.

사소한 비리가 한건만 적발되더라도 관련자를 철저히 색출, 형사처벌하는
등 감사와 감찰을 강화한다.

마지막으로 공직자가 자신이 맡은 일만 열심히 하면 자식을 공부시키고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다는 생각을 갖도록 생활보장을 해주어야한다.

< 최승욱 기자 swcho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