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연수원을 졸업한 예비검사들이 "준 실업상태"에 있다.

예년같으면 현업에서 한창 일할 때다.

하지만 62명의 예비검사들은 아직도 검사임용을 받지못해 3주이상 집에서
대기중이다.

검찰고위간부에 대한 인사가 늦어져 그 여파가 이들에게 미친 탓이다.

사상 첫 여야 정권교체와 맞물려 고위간부의 물갈이 등 내부진통이 계속
됐기 때문이다.

검사지망생들은 이번주중에 발령받지 못하면 3월분 월급을 한푼도 못받게
된다.

현행 국가공무원법이 20일 기준으로 월급을 정산하도록 돼 있어서다.

이렇게 되면 법조사상 초유의 해프닝인 셈.

그래서 요즘 예비검사들은 판사지망 동기생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 없다.

한 검사지망생은 "연수원 수료와 동시에 검사생활을 시작할 꿈에 부풀어
있었으나 인사태풍 회오리로 뜻하지 않는 마음고생만 하고 있다"며
"하루속히 발령을 받아 범죄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뛰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한 선배검사는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할 말이 없다"며 "검찰
인사가 정치바람을 타지 않고 속히 마무리돼 후배들과 범죄현장을 뛰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심기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