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내부가 인사발표를 앞두고 크게 술렁이고 있다.

사상 최초로 여야간 정권교체가 이뤄진 데다 호남정권의 출범으로 대규모
물갈이성 인사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사대상자들의 물밑 로비전도 과열돼 검찰내에 살생부까지
나도는 등 검찰조직의 내분을 우려할 정도다.

검찰은 우선 14일 고검장 인사를 단행한 후 다음주초 지검장급 인사를 할
계획이나 14일 동시에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

이미 전남 금성출신의 김병학(사시6회) 대전지검장이 감사원 감사위원으로
옮기는 것이 확정됐으며 송모고검장은 국민고충처리위원장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에서는 호남인맥이 검찰 핵심 요직에 전면 등장할 전망이다.

검찰의 꽃인 서울지검장에는 사시8회인 전북 김제출신의 유재성 수원지검장
전북 정읍출신의 이재선 광주지검장과 사시 9회인 전남 영암출신의 신승남
전주지검장이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경북출신으로 검찰내 신망이 두터운 박순용(사시8회) 대검중수
부장이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전형적인 TK출신이나 DJ비자금사건을 무난히 처리해 여권의 신임을 얻고
있는 것이 강점이다.

대검중수부장에는 경북 출신인 이명재(사시11회) 대검총무부장이 1순위로
꼽히고 있다.

이부장은 특수수사통으로 앞으로 벌어질 문민정부 비리 수사에 있어 지역
차별이라는 오해의 불식시킬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여기에 신전주지검장이 서울지검장에서 탈락할 경우 대검중수부장으로
올 가능성이 높다.

특히 여권이 신지검장을 선호하고 있어 발탁 확률이 높은 편이다.

대검공안부장에는 임휘윤(사시12회) 대검공판송무부장이 우선 순위에 오른
가운데 경기 광주출신인 진형구(사시11회) 대검감찰부장이 최근 급부상하고
있다.

임부장은 대검 공안과장과 서울지검 공안부장을 거친 공안통이며 전북
김제출신이란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법무부 감찰국장에는 서울지검장이나 대검중수부장 후보 가운데 탈락한
호남인맥이 기용될 가능성이 크며 경북출신의 강신욱 법무부 법무실장(사시
9회)도 거론되고 있다.

이밖에 원정일 법무부차관과 이원성 대검차장은 유임쪽으로 가닥을 잡아
가고 있다.

그러나 차관의 경우 충북 영동출신의 최환(사시6회) 대전고검장과 경북
출신으로 시사7회인 김진세 부산지검장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김문권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