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합의로 근로자파견업이 허용됐지만 인력수요 감소로 파견근로자의
절반 가량이 실직했으며 파견업체들이 심각한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20일 인력파견업계에 따르면 IMF(국제통화기금)사태로 작년말부터 고용
조정이 확산되면서 기업들이 계약기간이 끝난 파견근로자들과 재계약하지
않는 바람에 파견근로자 절반 가량이 일자리를 잃었다.

고용조정을 실시하는 기업들은 파견근로자를 1순위로 내보내고 있으며
심지어 계약기간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일방적으로 해고하고 있다.

전문인력파견업체인 TMK사의 경우 올들어 파견근로자 재계약률이 10%선
으로 떨어져 자사가 파견한 근로자 4백여명이 실직했으며 보유하고 있는
파견근로자수도 작년말의 절반 수준인 4백명으로 줄었다.

한국인재파견업협회 회장사인 서한기업에서도 올들어 보유 근로자수가
지난해의 절반 수준인 5백명여명으로 감소했다.

이처럼 근로자파견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중견 인력파견업체인 한국산업안전
이 최근 경영난으로 부도를 내는 등 올들어서만 크고작은 파견업체 10여사가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근로자파견업체의 한 관계자는 "파견업체는 파견근로자가 사용사업주로
부터 받는 임금의 10%를 떼내어 보험료 등을 내고 이윤을 내야 하기 때문에
파견근로자수가 줄면 경영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인재파견업협회에 따르면 경비 청소직을 제외한 파견근로자수는 지난해
연말까지는 12만명에 달했으나 올들어 계속 줄어들면서 현재는 7만명선이다.

인재파견업협회는 앞으로도 파견근로자수는 계속 감소해 근로자파견업이
허용되는 7월1일까지는 5만명이하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광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