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한파로 소비심리가 거의 ''공황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이같은 상황이 계속될 경우 내수경기침체의 장기화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IMF한파속에 대한 한파까지 겹치자 파격적인
세일에도 불구, 백화점의 매상이 격감하고 있으며 휴대폰 무선호출기 보험
신용카드업계에는 해약사태가 줄을 잇고 있다.

또 유가폭등과 불황심리로 유동인구가 줄면서 터널과 고속도로의 통행료
수입이 급감하고 해외여행객감소로 공항시설사용료수익도 크게 줄어 이들
시설의 시설개보수사업이 차질을 빚을 정도이다.

이화여대 경제학과의 차은영 교수는 "통상 GDP(국내총생산)나 GNP(국민
총생산)의 60%~70%는 소비가 구성한다"며 "소득감소분이상의 소비감소는
재고누증과 공장폐업 실업증가의 악순환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수입의존도가 높은 원유나 수입소비재에 대한 절약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지만 내수경기위축을 지속시키는 지나친 소비감퇴가 바람직하지
만은 않다는 지적이다.

<< 해약사태 >>

각 카드회사마다 신용카드해약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대우전자에 근무하는 서모과장은 "견물생심소비도 줄이고 월말이면 이
카드에서 현금서비스 받아 저카드빚을 막는 악순환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카드를 모두 해약했다"고 밝혔다.

지난 12월에 이동전화를 해약한 사람은 7만5천명.

전달보다 20%이상 늘어났다.

신세계 이랜드 등 굵직한 회사들도 무선호출기의 단체가입을 해지했다.

일부회사는 직원들에게 나눠준 핸드폰을 회수하고 있다.

해약사태가 더 심각해지자 이동전화회사들은 최근 해약자 숫자발표를
중단했다.

보험회사도 마찬가지다.

생명보험회사들마다 보험해약과 원금회수액을 묻는 문의전화가 전체 상담
전화의 절반이상이다.

보험사들도 해약자수를 밝히기를 거부하고 있지만 생명보험이나 노후보장성
보험 등은 이미 상당수가입자들이 해약한 것으로 집계됐다.

<< 상품소비 >>

IMF한파에 대한추위까지 몰아닥치면서 백화점가는 세일기간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한산하다.

9일부터 세일을 시작한 롯데백화점은 손님이 가장 많이 몰리는 주말인
지난 18일(일요일)에도 내장객이나 매출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이상
줄었다.

신세계백화점역시 20%안팎으로 매출이 줄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백화점관계자는 "바겐세일이 막바지로 가고있는데도 매출이 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공공시설수입급감 >>

연간 4조5천억원의 예산을 집행하는 한국도로공사는 1월들어 하루평균
수입이 32억원선으로 지난해 하루평균 40억원보다 7~8억원이상 줄었다.

장동화 도로공사부장은 "통행료수입이 전체 수익예산의 40%라 신규
고속도로건설이나 도로보수비용을 줄일 수 밖에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해외여행객감소로 한국공항공단이 항공기의 착륙료와 정류료 등으로
벌어들이는 공항수입역시 1월들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이상 감소했다.

항공사들이 여행객감소로 추가감편을 추진중이어서 공항공단의 수입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며 이에 따라 공항시설확충도 차질이 예상된다.

서울시의 경우 남산터널의 혼잡통행료는 1월중 하루평균 4천2백만원선으로
지난 12월대비 25%가량 줄었다.

공용주차장 이용료수입역시 12%정도 감소해 대중교통시설투자사업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됐다.

<최인한.강창동.조주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