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최근 경제상황을 감안해 정리해고 관련 소송의 심리과정에서
해고인정 요건을 다소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지법 노동전담재판부인 민사합의41부(재판장 나종태 부장판사)와
42부(재판장 정은환 부장판사)는 6일 협의를 통해 "회사측의 해고회피노력"
등 정리해고 인정요건을 보다 유연하게 해석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에 따라 회사측이 <>영업양도 등을 통한 적자.한계사업
정리 <>보유부동산 매각 <>임금동결.삭감 <>주식매각 및 우리사주 전환
등과 같은 조치를 취했을 경우 해고회피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인정키로
하는 세부 심리기준을 마련했다.

재판부는 "긴박한 경영상 필요", "노조와의 성실한 사전협의",
"해고자 선정의 합리성과 공정성" 등 나머지 정리해고 요건에 대해서는
별도의 심리 기준을 마련하지 않고 개별 사건별로 인정기준을 보다
유연하게 해석하기로 했다.

재판부 관계자는 "최근 두 재판부 판사들이 노동실무소위원회를 열어
이같은 방안을 협의했다"며 "기업의 경제사정을 감안해 일정 사업부문의
정리 필요성이 긴박하게 요구될 경우 정리해고를 인정해 주는 방향으로
폭넓은 심리를 벌여 나가자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리해고 요건을 완화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여줄
필요가 있는것으로 본다"며 "그러나 개별기업별로 특성이 있기 때문에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등 요건을 판단할때 일괄적인 잣대를 적용하기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 김인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