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부평구 청천동 부평공단내 고창산업.

대우전자와 한솔전자에 VCR테크와 카오디오데크, 모니터 방열판 등을
납품하는 전자부품 전문기업이다.

최근 이 회사엔 흐믓한 사건(?)이 발생했다.

고화석 사장이 특별보너스를 전사원에게 정액으로 지급하는 전통대로
김장보너스 10만원씩을 지급하자 과장급 이상이 회사살림에 보태자며 전액
반납한것.

몇번 밀고 당기는 싸움(?)끝에 보너스는 사원들 손에 쥐어졌다.

부도가 난 지난 90년초부터 경비인력을 내보내고 사원들이 수당을
받지않고 돌아가며 숙직을 서고 있다.

올해까지 7년간 이 일을 계속하고 있다.

요즘엔 노사협의회에서 IMF한파 극복차원에서 임원 2백%를 비롯 과장
1백50%, 주임급 1백%의 상여금을 내년 임금에서 반납하고 사원들은 1시간
일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바로 이겁니다. 사장은 기업이라는 생활터전을 만들어 놓으면
근로자들이 자율적으로 텃밭을 가꾸도록 하는 겁니다"

흐믓해 하는 고사장도 당시 부도를 수습하느라 전재산을 내놓고
아직까지 작전동 삼보아파트에 전세로 살고 있다.

이렇게 노사가 똘똘뭉친 이후 회사는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매출액은 지난해 50억원에서 올해 90억원으로 두배 가까이 신장했다.

내년에는 다시 1백50억원선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따라 생산성도 올들어 6.2% 향상됐다.

프론트로딩의 경우 90년 부도당시 하루 1천6백세트로 떨어졌다가 요즘은
4천8백세트까지 늘어났다.

고창산업은 지난 89년 노조가 설립되자 마자 분규에 휩싸여 이듬해
부도를 내는 우여곡절을 겪은 회사다.

사장은 "도둑"으로까지 불리던 시절이었다.

튜너와 VCR테크등 주력품목 개발을 끝내고 막 도약하려는 시점에서
분규가 나 충격파는 더욱 컸다.

다행히 기술력과 성실성을 인정한 대우전자에서 1년분 선급금을
현금으로 지원하고 금융기관도 자금을 보태면서 법정관리에 들어가
회사명맥을 유지했다.

이 과정에서 고사장이 이익을 빼돌리는 파렴치한이 아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오히려 재산을 처분하는등 헌신적인 노력이 알려지면서 노조는
스스로 조합간판을 내리고 노사협의회를 구성했다.

사원들이 회사 경비업무까지 자발적으로 떠맡은 것도 이때부터다.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한 터라 노사화합이 이뤄지자 마자 성장은 가속도가
붙었다.

해마다 두배씩 매출액이 늘어나자 임금도 매년 10%씩 인상할 수 있었다.

드디어 법원은 지난봄 더이상 법정관리를 할 필요가 없다며 회사가
정상화됐다고 선언했다.

부도당시 1백50명의 인원이 50명으로 줄어들때 "사장은 잘못이 없다.

단지 해직자들이 대체 직장을 찾도록 해달라"고 노조가 노동위에
제출했던 탄원서 내용은 아직까지 미담으로 전해지고 있다.

고사장의 "3.3.3.1" 경영전략도 특이하다.

회사이익 10을 기준할때 3(부채상환), 3(개발투자), 3(일반관리),
1(전사원에 정액성과급 지급)의 비율로 쓴다는 것이다.

< 인천=김희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6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