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위기에 몰렸던 건설회사가 근로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경영정상화를
일궈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부도위기의 건설업체가 회생한 것은 건설업계 특성상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대전시 중구 대흥동에 본사를 두고 있는 신진건설산업(대표 김영일)이 바로
그 회사.

이 회사는 건설경기가 침체되면서 보증을 서준 지역업체들의 잇따른 도산
으로 지난 5월께 심각한 자금난에 빠져 정상경영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지급보증이 안돼 입찰참여는 생각조차 할수 없었고 은행도 자금지원에
난색을 폈으며 협력업체들도 하나둘 빠져 나갔다.

임금도 제때 지급이 안되는 절박한 상황이었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근로자들은 회사를 살리기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전개
했다.

기온이 35도를 넘어 선풍기 바람도 뜨거운 지난 7,8월 삼복더위에도
사무실에 에어컨을 켜지 않았다.

전직원은 상여금을 반납했고 임금도 회사가 정상화될 때까지 무기한 연기
했다.

건설현장에서는 30분 먼저 출근하고 30분 늦게 퇴근하기 운동을 전개하며
공정을 하루라도 앞당겨 나갔다.

현장주변도 솔선해 깨끗이 정리하고 안전관리도 철저히 했다.

빠져 나간 협력업체들을 손발이 달토록 찾아다니며 설득했고 은행에도
찾아가 지원을 호소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협력업체들이 공사에 다시 참여하기 시작했고 야간공사
까지 해 지연됐던 공정을 앞당겼다.

재해율도 지난해 3.29%에서 1.05%로 전국건설업체 평균 1.13%보다도 낮췄고
수주물량도 점차 늘어났다.

ISO9002 인증도 일궈냈다.

한국통신 우수시공업체로 선정된데 이어 올 연말에는 대전시의 우수시공업체
로 선정될 예정이다.

이에따라 회사측은 올매출액이 지난해 보다 다소 늘어난 9백억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밀린 임금도 모두 정리되고 10월부터는 급여를 20% 인상했다.

박은효 전무는 "근로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이제는 안정궤도에 올라섰다"
며 "회사가 어려움을 겪은 이후 근로자들의 애사심이 더욱 깊어졌다"고
말했다.

<대전=이계주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