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이 학교의 각종 기부금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서울시교육청의 국감자료에 따르면 지난 95년부터 지난 6월말까지
학교 기부금과 관련해 제기된 진정 46건에 대한 감사 결과, 교장 36명을
포함해 모두 84명이 주의, 경고, 경징계, 중징계 등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
다.

내용별로는 주의가 41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고 39명 <>경징계 3명 <>중
징계 1명 등이었다.

특히 진정건수는 95년 11건에서 지난해 14건,올해 21건으로 점차 증가하
는 추세를 보였으며 관련자 수도 지난해 21명에서 올해는 상반기에만 39명
에 달했다.

감사결과를 보면, 올해 3월 한 공립초등학교에서는 교장이 학부모 총회때
"학교시설이 노후된 것은 물론이고 인터폰 시설도 없어 학교운영에 애로가
많은 만큼 자발적으로 기부금을 납부해달라"고 요청했다가 민원 제기로 적
발됐다.

또 지난 4월 한 사립초등학교에서는 학교조경사업과 관련해 나무의 금액
을 명기한 뒤 이에 해당하는 돈을 기증하라는 가정통신문을 보내 돈을 기부
받다 걸렸다.

심지어 지난 95년 한 사립여고에서는 학부모를 상대로 TV 설치대금 3백
20여만원을 징수하는가 하면 학생들에게 사물함 구입비 명목으로 1천4백여
만원을 걷었다 되돌려준 경우도 있었다.

< 한은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