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발"인 지하철이 불안하다.

궤도이탈 레일균열 화재 등 갖가지 원인으로 열차가 서는 사고가 빈발,
출퇴근길 시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사고가 날때마다 시당국은 재발방지를 약속하지만 사고는 잇따라 일어나고
있다.

10일 오전 6시10분께는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동대문역구간 레일에 1cm
정도의 균열이 생겨 당고개발 안산행지하철 4대가 20여분동안 시속 5km로
서행하는 등 출근길 시민 1만여명이 큰 불편을 겪었다.

특히 이날 오전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는 바람에 출근 시민들이 지하철로
몰려 지각출근이 늘어났으며 일부 시민들은 역사무실로 몰려가 환불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날 사고로 올들어 발생한 지하철 사고는 모두 22건으로 늘어났다.

한달 평균 2.7건이 발생한 셈으로 지난 한햇동안 발생한 지하철 사고
21건을 벌써 초과한 것이다.

이처럼 지하철 사고가 늘고 있는 것은 안전불감증과 당국의 사후약방문식
사고처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안전부문 투자가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4호선이 운행중인 서울지하철공사의 경우 올해 안전부문예산이 1천2백
21억원으로 전체 예산의 10.6%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시정개발연구원 김경철 박사는 "지하철 자체가 부채를 안고 건설되기
때문에 서비스개선이나 안전투자 등엔 소홀한 면이 적지않다"며 "안전을
담보하는 일이 운송수입금을 늘리는 길이란 점을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남궁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