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열린 광주.전남북지역 노사협력경진대회에는 대기업 7개, 중소기업
3개 등 모두 10개사가 참여, 그동안 구축해온 노사협력사례를 발표하며
열띤 경쟁을 벌였다.

이날 최우수상을 수상한 대우전자부품 (대기업부문)의 노사협력사례를
요약해 싣는다.

======================================================================


대우전자부품은 80년대말 극심한 노사분규를 겪은뒤 협력적 노사관계를
구축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이 회사 노조는 노사분규 열풍이 전국을 강타한 지난 89년 40여일간
격렬하게 파업을 벌였다.

이를 계기로 노조는 사사건건 회사와 맞섰으며 노사간의 신뢰는 송두리째
무너졌다.

대립적 노사관계는 90년대초에도 이어졌다.

집행부가 재야 노동계와의 연대활동에 주력함에 따라 노조는 임단협
시기만 되면 회사측에 시비를 걸곤 했다.

노사가 다투는 사이 안성공장이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해 문을 닫았다.

이때부터 노사가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조합원들 사이에 "공장문을 닫을 정도로 회사를 몰아부쳐 얻은 것이
무엇이냐"는 반성이 확산됐다.

회사도 노조가 협조하지 않으면 아무일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93년말 경영진이 바뀐뒤 노조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대표이사는 "노사협력"을 최우선과제로 내걸었다.

회사는 경영정보를 과감하게 공개하고 사원 복지증진 및 자기계발을 위한
투자를 늘렸으며 커뮤니케이션 활성화, 선진노사관계 연수, 문화행사 지원에
돈을 아끼지 않았다.

회사대표는 96년말까지 3년간 14차례에 걸쳐 사원들을 모아놓고 협력적
노사관계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중간관리층의 잘못된 노사관을 바로잡는데 앞장서기도 했다.

최고경영자의 이같은 노력은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95년6월 노사는 협력적 노사관계 구축을 위한 "공동다짐"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노조는 이 다짐대로 생산성향상 품질향상에 적극 나섰으며 회사는 복리
후생 증진 및 근로조건 개선에 주력했다.

노사는 회사발전을 위해 함께 고민하기 시작했다.

종래 형식적으로 운영되던 노사협의회를 활성화해 고용안정, 인사제도
개편, 기존사업 외주, 기숙사 건립 등 많은 현안을 대화로 풀었다.

94년이후 "프로젝트 365"를 전개, 인사노무담당자들이 매일 근로자 복리
후생 개선방안을 생각토록 했다.

올들어서는 노사 공동으로 4개 팀을 만들어 "더 좋은 회사 만들기
프로젝트"를 벌이고 있다.

이같은 노력으로 단체교섭의 양상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노조가 일부러 회사측이 수용하기 어려운 요구를 내놓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그 결과 지난해에는 대우그룹내에서 맨먼저, 최단시일(10일)에 단체교섭을
마무리했으며 올해는 경제가 어렵고 회사가 어려운 현실을 감안, 임단협을
회사측에 일임, 무교섭으로 타결했다.

노사협력은 매출급증으로 이어졌다.

대우전자부품은 94년이후 3년연속 20%대의 높은 매출증가율을 기록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44% 많은 3천1백40억원을 목표로 잡았다.

이는 5년전인 92년의 3배가 넘는 규모다.

대우전자부품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협력적 노사관계를 발판으로 세계일류
종합전자부품업체를 지향하고 있다.

<광주=김광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