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8일 마감되는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의 "한국형 가족묘" 분양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25일 현재 전체 신청자수는 전체 공급물량의 5배가 넘는 무려 7백61명.

시설관리공단 측은 신청서 배부상황을 감안할 때 마감 직전인 27,28일에
신청자가 쇄도,최종 경쟁률은 15대 1 정도까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형 가족묘란 우리 고유의 매장풍습을 살린 전통적 봉분과 화장을
접목시킨 새로운 묘지형태.성묘하기가 편한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시립 용미리 가족묘지에 1기당 19평방m (5.75평)의 면적으로 납골방
12개가 설치되는 이 묘는 따라서 부부합장의 경우 24위까지 안치가 가능,
3대까지의 가족들을 한자리에 안치할 수 있는 것이다.

저렴한 가격과 관리비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묘지 공급액이 한기당 5백93만원에 불과하며 3년마다 12만7천원의
관리비만 지불하면 공단측에서 정성껏 묘를 관리해 준다.

용산에 사는 박세균씨(58)는 "요즘 워낙 묘지값이 비싸서 선산이 없는
가족들은 서울에서 가까운 곳에 묘를 장만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며
"나중에 모든 가족들이 한데 모일 수 있는 가족묘를 꼭 하나 분양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가족묘 분양에서 눈에 띄는 점은 신청자의 70% 이상이 60세 이상의
노인이라는 점.

노인들은 화장을 꺼려하는 까닭에 신청이 저조할 것으로 관계자들은
예상했으나 값싸고 가까운 곳에 가족묘를 장만하는데 지대한 관심을
보여준 것이다.

서울시는 신청자격을 내년 한식일까지 친족범위의 화장유골 (개장유골
포함)을 2기 이상 이곳에 이장할 수 있는 경우로에 한정하고 있다.

추첨은 오는 30일 경찰관 입회하에 컴퓨터로 실시하며 당첨자는 개별
통보할 방침이다.

(문의 356-9069)

< 김주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