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폭풍우를 동반한 제11호 태풍 "티나"가 9일 새벽 남해안으로 상륙,
남부지방에 큰 피해를 입혔다.

태풍경보가 내린 8일 오후3시부터 남부해안에서는 7천여척의 선박이
항구와 포구로 피항했으며 제주도를 비롯한 남부 공항은 비행기의
이착륙이 일절 정지돼 피서객 7천여명이 고립됐다.

부산시 사하구 감천항 방파제에서 낚시를 하던 손필근(35)씨 등 11명이
높은 파도에 휩쓸려 손씨가 실종되고 아들 지훈군이 숨지는 등 인명피해도
잇따랐다.

피서객들이 몰려 있는 해남과 완도군의 섬지역과 해수욕장 등지에서는
텐트가 바람에 날려가고 시설물이 무너져 휴가를 즐기던 인파들이 긴급
대피했다.

또 호우로 인해 농경지와 가옥이 침수되고 가로수가 부러지기도 했다.

태풍이 남부지방 전역에 영향을 미침에 따라 경상남도와 광주.전남
재해대책 본부는 산하 시.군.구에 대책을 세우도록 특별 지시하고 산하
기상대 관측소 경찰.소방서 등 전기관이 밤새 비상근무를 했다.

태풍이 우리나라 본토에 상륙하기는 95년 8월 "제니스" 이후 2년만의
일이다.

기상청은 태풍 티나가 9일 오전 1시께 제주도를 통과했으며 오전
9시께에는 영남 내륙지방을 거쳐 이날 밤 울릉도 북동쪽 해상으로 진출할
것으로 예측했다.

중급 태풍인 티나는 중심 부근에서 초속 35m의 강한 바람과 6~9m의
물결이 일고 지난 45년 일본에 투하된 원폭의 1만배 이상에 달하는 힘을
가졌다.

< 장유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