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상 활동기간이 짧은 무용가의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재정적 지원과
함께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스위스 로잔콩쿠르 창설자겸 명예회장이며 유네스코 국제무용협의회(CID)
스위스본부 회장인 필립 브라운슈바이크(69)씨가 한국무용협회 주최 국제
무용학술발표회 참석차 내한했다.

국제무용가 직업전환국제기구(IOTPD)회장도 맡고 있는 브라운슈바이크씨는
"무대에 설 수 있는 기간이 20년 미만인 무용가가 현역은퇴 후 다른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재교육시키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35년만에 한국을 찾았다는 브라운슈바이크씨는 국립발레단과 국립무용단을
둘러보고 "경제만큼이나 눈부시게 발전한 무용수준에 놀랐다"며 "재능을
가진 예비무용가를 일찍 발굴해 스위스 로잔콩쿠르와 같은 국제대회에
내보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계3대 발레콩쿠르의 하나인 로잔콩쿠르는 참가자격이 15~18세의 비직업
무용가로 제한돼 있으며 입상자에겐 유명발레학교 입학과 장학금 지급의
특전이 주어진다.

브라운슈바이크씨는 "실력있는 한국 무용가들이 대외적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브라운슈바이크씨는 오는 99년 로잔콩쿠르의 발레 심사위원으로 국립
발레단 단장 최태지씨를 추천하겠다고 말했다.

무용가 부인을 둔 브라운슈바이크씨는 사업가 출신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하던 모리스 베자르의 "20세기발레단"이 80년대후반 벨기에에서
해체위기를 맞자 로잔으로 옮겨와 "로잔 베자르발레단"으로 재탄생시키기도
했다.

< 양준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