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괌=김준형 기자 ]

추락 대한항공 801편 앞부분에 탑승해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진 홍현성씨
(35.사업.대전시 오류동 삼성아파트 22동 1407호)는 6일 오후 "사고직전
기내폭발은 없었으며 위기를 맞은 기장이 동체착륙을 시도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홍씨는 이날 사고직전의 기내상황과 자신의 탈출순간 등에 관해 "비행기가
땅에 닿을 때까지 기내에서 폭발은 없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홍씨의 이같은 진술에 따라 일단 기내 화재나 폭발로 인한 사고원인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추정된다.

홍씨는 또 "앞바퀴(랜딩기어)가 뭔가에 닿는 느낌을 확실히 받았다"고
말해 동체이상을 감지한 사고 비행기의 기장이 추락직전 동체착륙을
시도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처음엔 언덕에 착륙하는 줄 모르고 비가 많이 쏟아진 탓에 활주로
옆 풀밭에 잘못 착륙하는 줄로 알았으나 유리창밖을 내다보니 나무들이
창문 위아래로 쏜살같이 스쳐가고 있어 그 순간 활주로가 아니라는사실과
함께 사고를 직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고 비행기는 앞바퀴가 뭔가에 걸린 이후 몸체가 땅에 미끄러지면서
처음엔 동체 뒷부분이 떨어져 나간데 이어 중간 부분도 잘려 나간것으로
홍씨는 추정했다.

홍씨가 앉았던 기내 2층 앞부분이 곧이어 심한 굉음을 내며 언덕에
처박히자 2층 객실쪽에서 불이 나기 시작했으며 조금뒤 자신이 앉은
좌석 뒤쪽도 화재와 함께시꺼먼 연기를 내뿜었다.

홍씨는 "모든 일이 순신간에 벌어져 정확한 상황을 기억할 수는 없지만
기체 중간부분에서는 화재가 나지 않은게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언덕에 처박힌 기체 앞부분에서는 화재와 함께 2~3분 간격으로 "펑" 하는
폭발음이 나기도 했다.

엄청난 참사속에서도 기적적으로 생존한 홍씨는 기체가 동강난 부분에
좌석을 잡았기 때문에 휑하니 뚫린 기체 천정을 통해 빠져나올 수 있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