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괌=김준현 기자 ]

서태평양의 미국령 괌으로 가던 대한항공 801편 보잉 747여객기(기장
박용철)가 6일 새벽 1시35분쯤(이하 한국시간) 괌 아가냐국제공항 근처
니미츠산에 추락해 2백54명 탑승객중 2백22명이 사망하는 대참사가 빚어졌다.

사고여객기는 5일 오후 8시54분 김포공항을 이륙, 6일 오전 1시40분쯤
아가냐공항에 착륙할 예정이었으나 착륙을 5분쯤 앞두고 갑자기 공항 남쪽
5km 지점의 니미츠산 중턱에 추락했다.

이날 사고로 승객 2백31명과 승무원 23명 등 2백54명 탑승객 가운데
2백22명이 사망했으나 32명이 극적으로 구조됐다.

그러나 생존자가운데 화상이 심한 중상자들이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사고 비행기가 추락한 니미츠산일대에는 크고작은 바위가 곳곳에
삐죽삐죽 솟아있는데다 키높이를 넘는 열대수풀이 빽빽이 들어차 있어
구조에 애를 먹고 있다.

이에따라 현장에서 1.6km밖에 떨어지지 않은 병원으로 첫 환자를 이송하는
데 무려 4시간이나 걸리기도 했다.

사고 비행기가 추락한 니미츠산 일대에는 기체의 파편이 수백m에 걸쳐
흩어져 있으며 동강난 기체에서는 화염과 연기가 치솟았다.

항공전문가들과 현지 공항관계자들은 갑자스런 기상악화와 공항 자동
착륙기기 이상 등을 사고원인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현지에서 회수돼
미국으로 공수된 블랙박스를 해독해야 정확한 사고원인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고여객기는 지난 84년 12월 미보잉사로부터 도입한 3백85석짜리 점보
기종으로, 여객기에는 국민회의 신기하의원 부부 등 한국인 2백34명과
미국인 19명(한국계 11명포함) 일본인 1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정부는 대한항공 801편 추락사고로 인한 중화상 환자들을 미공군
수송기 C9편으로 7일 오후 3시30분(한국시간) 서울로 수송키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또 현지에 파견한 의사 3명 간호사 2명 등 총 5명의 의료진 외에
화상 전문 외과의사 2명을 추가로 급파하기로 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