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이 잘 팔린다.

고혈압등 소위 성인병에 걸리거나 뚱뚱한 아이들이 늘어나면서 아이들
간식을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 대신 떡으로 준비하는 부모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

특히 떡은 신토불이 음식인데다 패스트푸드처럼 기름에 튀기지 않고
지방질도 없어 아이들 간식으로는 만점이라는 평이다.

밤늦게 공부하는 중고생들에게도 허기를 없애는 밤참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서울 방배동에 사는 방미경(33)씨는 초등학교 2학년인 아들의 간식메뉴에
떡을 올렸다.

아이가 다른 또래에 비해 뚱뚱한 편인게 마음에 걸려서다.

튀긴 음식이나 고기 치즈등이 들어간 음식보다는 순식물성 식품인 떡을
먹이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안먹으면 어떻하나 하고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좋아해요.

종류가 많아서 여러가지를 바꿔 주니까 질리지도 않고요"

떡은 중고생 등 밤늦게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도 인기를 얻고 있다.

"햄버거나 피자는 밤참으로 먹기에는 배가 불러 부담스러워요.

과일은 왠지 허전하고요" (김창경 고2).

또 햄버거나 피자는 웬만큼만 먹어도 배가 불러 먹고 난뒤 쉽게 졸음이
온다는게 학생들이 떡을 선호하는 또 다른 이유다.

서울 남가좌동 모래내시장에서 떡집을 운영하는 변상규씨는 "몇년전까지만
해도 명절을 제외하고는 돌이나 회갑등 잔치용 떡을 찾는 손님이 대부분
이었으나 최근에는 아이들 간식으로 바람떡이나 꿀떡 등을 사가는
어머니들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물론 떡은 햄버거나 피자의 인기에는 훨씬 못미친다.

입맛의 서구화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어 당분간 떡이 인기면에서
햄버거 등을 제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떡은 우리의 정서가 배어있는 신토불이 음식.

"잘 개발만 한다면 경쟁력면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바다건너온 먹거리의 대표상품인 햄버거나 피자를 신토불이 음식인 떡이
몰아낼 수 있을 것인지 관심거리다.

< 조주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