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경남지역 기업들이 과외비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직원 부인과
자녀들을 대상으로 무료 과외교실과 교양강좌를 잇따라 개설하고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같은 과외교실 운영은 학원수업 등에 따른 직원의 가계지출을 줄이는
데다 주부와 미래의 주역들에게 기업을 홍보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부산 삼성자동차는 직원부인들이 컴퓨터를 배워 자녀들에게 가르쳐
교육비를 절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난달초부터 신호공단 공장에서
주부컴퓨터교실을 열고 있다.

다음달 21일까지 진행되는 이 교육은 54명의 직원부인이 참가, 오전 10시
부터 2시간동안 PC통신, 인터넷, 엑셀 등을 배우고 있다.

특히 회사측은 회사버스와 점심을 제공하고 교육시간동안 탁아방까지
운영, 부인들이 교육을 받는데 지장이 없도록 배려해 참가자들의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김세로미씨(43.엔진부 김병식 부장 부인)는 "컴퓨터를 배우며 남편 회사에
대한 자긍심을 느낀다"며 "집에 가면 자녀들에게 그날 배운 과정을 그대로
가르쳐 교육비도 절감할 수 있는데다 아이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가족사랑의 계기도 되고 있다"며 즐거워했다.

삼성자동차는 오는 연말엔 복지동 완공에 맞춰 차량정비반, 종이접기 및
메이크업, 옷감조각을 이용해 식탁보 등을 만드는 퀼트 등 주부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강좌도 개설, 자기 개발과 자녀교육에 도움이 되도록 할 계획이다.

삼성그룹 지역본부는 부산 울산 언양계열사 직원 자녀중 초등교 4학년~
중학생 2백60명을 위한 역사캠프를 다음달 10일부터 13일까지 언양 배내
전원연수원에서 실시한다.

이 캠프는 환경 및 수화교육, 밀양 표충사 답사 및 시립박물관 견학 등과
함께 정상도전, 수영, 부모님께 감사의 편지쓰기 등으로 꾸며진다.

한진중공업도 초등교 5학년~중학생 직원자녀 75명을 위한 컴퓨터 교육을
다음달 4일부터 23일까지 3차례에 걸쳐 사내교육장에서 실시한다.

고려제강은 방학이 시작된 지난 24일부터 다음달 23일까지 해운대 자사
연수원에서 직원자녀중 60명의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컴퓨터 강좌를 개설,
한메타자와 PC통신 윈도우 등 기초 응용과정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울산 현대미포조선도 이달말부터 사내교육장을 자녀용 과외공부방으로
개방하고 외부전문 강사를 초빙, 직원 자녀 90명을 대상으로 컴퓨터와
영어강좌를 개설한다.

현대중공업은 다음달 6일부터 26일까지 경남 양산 해운 청소년수련장에서
초등교 4~6학년생의 사원 자녀 2천명을 대상으로 한마음 여름캠프를 연다.

모두 8차례에 나눠 열리는 이 캠프는 교양강좌를 비롯, 공동체놀이 담력
훈련 등으로 진행된다.

삼성자동차의 한 간부는 "기업들의 이같은 교육강좌는 최근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엄청난 사교육비와 청소년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다"며 "나아가 가족사랑은 물론 회사에 대한 애정을 더욱 깊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부산=김태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