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간접차별을 비롯 직장내 성희롱을 규제하기 위해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을 준비중인 가운데 단체협약이나 지침을 통해 이를 자율규제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노동부는 14일 최근 직장내 성희롱 자율규제 실태를 조사한 결과 지난
95년 금호그룹이 지침을 통해 성희롱을 규제하기 시작한 이래 데이콤
쌍용투자증권 현대전자 한국통신 등이 비슷한 제도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또 많은 여성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한국통신 노사가 최근 직장내
성희롱을 자율규제키로 합의함에 따라 이런 추세가 다른 사업장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통신 노사는 최근 단체협약을 고쳐 협약 제71조(직장내 성희롱과 폭행
금지)에 "직장내에서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언어적 시각적 등 각종 형태의
성희롱을 금지하고 여성에게 폭력을 행사해서는 안된다"고 명시했다.

현대자동차도 최근 노조가 직장내 성희롱 예방 및 처벌조항을 단체협약에
포함시키자고 요구함에 따라 협상을 벌이고 있다.

노조측은 <>성희롱 예방의무("노사는 여성종업원에 대한 성희롱 예방과
방지를 위해 적극 노력한다")와 <>처벌("성희롱 가해자에 대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징계하고 전환배치해야 한다")을 요구하고 있다.

이밖에 데이콤은 지난해 단체협약을 개정, 회사내의 성희롱 금지 및
위반자에 대한 징계절차를 규정했고 쌍용투자증권은 회사가 성희롱 예방을
위해 노력한다고 명시했다.

또 현대전자는 금호그룹 27개 계열사와 마찬가지로 성희롱예방지침을
만들어 사원들에게 주지시켰다.

한편 신한국당과 국민회의는 이번 임시국회중 남녀고용평등법을 고쳐
<>간접차별 금지 <>직장내 성희롱 방지조치 의무화 등을 법에 명시할
예정이다.

<김광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