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의 공단이 소재한 경남 울산지역의 공업용수난이 심화되고 있다.

8일 울산상공회의소와 한국수자원공사 등에 따르면 현재 울산 미포 국가
산업단지 등 2개 국가단지와 울주구구 삼남, 웅태 등 3개 일반공업지역,
울주구 상북 등 3개 농공단지 등에 입주한 2천6백여 업체가 하루 평균
1백만t의 공업용수를 사용하고 있으나 현재 공급량은 75만여t으로 25만t이
부족하다.

또 울산시의 장기 도시기본계획이 완료되는 오는 2016년까지 이 지역에
모두 1천3백50만평방m 규모의 공단이 추가로 조성되면 하루 평균 3백1만t의
공업용수가 필요하나 현재 수자원공사가 수립한 계획량은 1백84만t에 불과,
1백17만t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문에 현재 1백39개사의 중소기업이 입주해 있는 울산시 중구 효문
공단과 38개 중소기업이 입주한 울주구 삼남면 가천공단 등의 경우 용수
공급이 전혀 되지 않아 t당 61원인 값싼 공업용수를 사용하지 못하고 t당
3백50원인 식수나 지하수를 공업용수로 사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더욱이 대부분의 용수가 수질이 크게 악화되고 있는 낙동강에서 끌어온
것으로 공정의 특성상 이 물을 완전 정화해 사용하는 석유화학공단 20여
업체는 여름철만 되면 정수를 제대로 하지 못해 며칠씩 문을 닫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자원공사는 공업용수 확보대책도 없이 현재
25만여t을 공급하고 있는 사연댐을 오는 2001년까지 식수전용댐으로 전환할
계획이어서 공업용수난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울산상의 관계자는 "울산지역의 경우 용수를 확보할 수 있는 곳이 낙동강
으로 한정돼 있고 댐이 부족하기 때문에 기업체들의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
된다"며 "정부가 식수 대책에만 치우칠 경우 산업기술연구단지, 지방공단
등이 들어설 2000년대 상반기에는 용수대란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울산=김태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