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는 지난달 24일부터 동남아와 유럽 중동지역 8개국 54개사 바이어를
초청했다.

자치단체로는 처음 갖는 바이어 초청행사였다.

이 기간에 경북도는 5천8백71만달러의 수출계약을 맺는 성과를 올렸다.

김혁규 경남지사는 지난 4월 일본과 폴란드 등 4개국을 방문, 1억1천만
달러어치 수출상담을 맺었다.

민선자치단체장 출범이후 활발해지고 있는 해외시장 개척 사례다.

민선 자치 2년동안 가장 두드러진 성과로는 이같이 "경영마인드"도입을
통한 각종 수익사업을 꼽을 수 있다.

재정자립도를 높여 정부의 입김을 막는 것을 물론 지역숙원사업도
속시원히 해결해보겠다는 목적에서다.

지자체들이 벌이는 수익사업은 직접 출자하거나 민자유치를 통한 제3섹터
방식의 각종 공사의 설립을 통해 주로 이뤄진다.

지역향토상품개발로 톡톡한 재미를 보고 있는 지자체도 많다.

경기도 김포군은 지난해 16억원을 투자해 건설한 건축폐기물중간처리
공장을 가동해 지금까지 10억원의 이익을 올렸다.

충남 보령시도 대천해수욕장과 무창포해수욕장 인근 갯벌에 널려있는
개흙을 활용한 머드팩과 비누 샴푸 등을 개발해 지난해 5억원을 벌어들였다.

올해는 화장품시장에도 진출해 더 많은 수익을 예상하고 있다.

서울 각 자치구들도 각종 공사 설립에 분주하다.

성북구는 민간합작으로 기초자치단체에서는 최초로 시설물 안전관리를
담당하는 (주)세텍스를 설립키위해 마지막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강남 송파 서초 등 재정자립도가 괜찮은 자치구들도 교통관리공단이나
개발공사 등을 설립, 그동안 민간에만 위탁했던 주차장 운영 등의 사업을
구가 직접 관장하면서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제주도 같은 곳은 지역특성을 살린 관광복권을 95년 7월부터 지난해말까지
4백50억원어치 발행해 63억원의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강릉시는 휴양림을 조성했고 경남 산청군과 전남 구례군은 지역여건을
살려 생수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밖에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각종 사업이나 민간기업을 유치하는 곳도
많다.

최근에는 벤처기업 열풍이 불면서 강남구나 송파구 등은 벤처기업단지를
설립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는 중이다.

인천은 송도에 미디어밸리를 건설키로 하고 준비에 여념이 없다.

하지만 이같은 경영마인드 확산을 통한 수익사업이 반드시 성공하는
것만은 아니라는데 지자체들의 고민이 있다.

각 자치단체가 경쟁적으로 세웠던 무역회사들이나 공사들 중에서 적자를
기록하는 곳이 적지않은게 현실이다.

경북도가 민간과 공동출자해 설립한 경북통상은 2년연속 적자를 기록해
"미운오리새끼"취급을 받고 있고 제주도가 출자한 제주교역은 일본수출을
겨냥해 화물선을 빌렸다가 물량이 없어 돈만 날렸다.

사전에 충분한 조사가 없이 의욕만 내세우다가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지자체 출범이후 봇물처럼 쏟아졌던 민자유치사업도 구체적인
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제자리에 머물고 있는 게 많다.

무분별한 개발을 통한 수익사업에 주민들이 반대를 하거나 사업타당성이
없다는 이유로 민간기업들이 참여를 꺼리기 때문이다.

지방행정연구원 임성일 연구원은 "경영마인드 도입이 단순히 수익사업진출
에만 머물러서는 안된다"며 "현재 설립된 각종 공사나 공단운영에서부터
효율화를 찾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김준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