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2년째인 지방의 한 대학이 세계 90위권의 고성능 슈퍼컴퓨터와
초고속 정보통신망을 구축해 학계는 물론 지역 기업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부산시 남구 용당동 동명정보대(총장 성기수)는 11일 오전 대학본관
대강의실에서 슈퍼컴퓨터 가동식과 초고속 통신망 개통식을 열었다.

이날 가동에 들어간 슈퍼컴퓨터는 지난해 12월 미국 IBM사와 수입계약을
체결한 RS6000 SP2 기종 초병렬 컴퓨터로 초당 1백32억번의 연산능력을 갖춘
13.2기가플롭스급이다.

그동안 국내 대학에서는 서울대가 보유한 세계 150위권인 10.5기가플롭스
급의 컴퓨터가 최고 기종이었다.

동명정보대는 슈퍼컴퓨터 가동을 계기로 대학의 연구진과 학생들은 물론
부산.경남지역 대학과 연구소, 일반기업체 등에도 개방할 방침이다.

특히 부산.경남지역 기업들은 자동차, 조선, 항공, 기계 등 초고속 계산을
필요로 하는 기술들을 갖고 있어 그동안 대덕연구단지내 시스템공학연구소에
있는 슈퍼컴퓨터를 연결 사용해 온 불편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동명정보대는 이와함께 45Mbps급(초당 4천5백만 비트를 전송) 고속통신망을
구축, 이날 개통시켰다.

이날 개통된 정보통신망은 한시간에 2백억자의 정보를 움직일 수 있는
통신망으로 그동안 사용해 오던 T-1급 2회선을 15배 가량 확장시킨 것이다.

현재 전국의 인터넷망은 서울~대전간 T-3급 통신망을 제외하면 이날
개통된 동명정보대의 통신망이 유일한 T-3급으로 지역 정보통신망이
수도권에 뒤지지 않게 됐다.

< 부산 = 김태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