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수기술하나로 기업을 키워오면서 발명이 국가경쟁력의 원천이라는
것을 실감해왔습니다.

어린이들의 발명열기야말로 다음 세대의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초석이기
때문에 앞으로 이를 북돋우는데 후원을 아끼지 않을 생각입니다"

중앙방수기업 (서초구 서초동) 유중근 대표이사회장은 오는 30일
발명회관 준공을 기념해 발명이야기사 과학신문사 주최로 열리는 "제1회
어린이 발명이야기대회"를 특허청과 공동후원키로 했다며 발명마인드
확산을 위해 앞으로 이런 기회를 자주 갖고 싶다고 말했다.

발명이야기대회는 어린이들이 자신이 발명한 시작품을 갖고 나와
국제발명전시회처럼 발명의 동기 과정 효과 등을 설명하는 자리다.

대기업이 대부분 후원하던 관행을 벗어나 유회장이 후원에 나서게
된것은 발명과 신기술개발에 대한 유별난 애착에서 비롯된다.

그는 "지난 82년 뉴욕국제신발명품전시회에 처음 참가해 방수재를
전시했을때 견학나온 초등학생들이 방수재의 수명 균일도 발수정도를
꼼꼼이 물어보는 것을 보고 감탄했다"며 "이런 초등학생들의 과학과
발명에 대한 열기가 미국을 초강대국으로 이끄는 원동력임을 새삼
느꼈다"고 회고했다.

유회장은 일본 오사카에 사는 4촌형님의 권유로 지난 60년부터
방수재제조 및 방수시공업을 해왔다.

창업초기에는 외국고가자재와 국산불량제품이 방수재 시장을 잡고
있었다.

우리 실정에 맞는 방수재를 만들겠다는 사명감으로 신제품개발에 전념한
결과 중앙방수기업은 38년간 국내방수업계의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그가 한몫을 톡톡히 잡은 것은 60년대초반의 석굴암과 해인사
팔만대장경보관소의 방수공사였다.

현재 몇몇 전문가로부터 잘못된 공사라고 비난을 받고 있지만 그때
당시는 물론 현재로서도 그만한 방수공사라면 상당한 수준이었다고
유회장은 설명했다.

그는 이를 계기로 모은 큰돈을 부동산에 투기하지 않고 기술개발에
쏟아부었다.

오히려 70년대초반 당시 5억원을 호가하던 강남 테헤란로 일대의
부동산을 처분해 지난 76년 세계적 특허품인 시멘트방수재를 개발했다.

중앙방수기업은 모두 19건의 특허와 3건의 실용신안을 획득했고 현재
출원중인 특허만도 21건에 이른다.

국제발명대회에서의 8차례 수상경력은 방수전문업체로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상횟수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93년에는 발명유공자에게 주는 최고포상인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유회장은 "사업다각화보다는 기술개발에 진력하다보니 회사의 외형은
별로 크지 못했지만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는 탄탄한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큰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발명진흥 사원후생복지증진 장학사업확대를
위해 남은 열정을 쏟아붓겠다"고 말했다.

< 정종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