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검찰에 소환된 김영삼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가 구속될 경우 현직
대통령의 자녀로는 사상 처음으로 사법처리되는 불명예를 기록하게 된다.

우리 국민들 역시 현직 대통령의 아들이 감옥에 가는 것을 지켜봐야 하는
불행을 맞게 된다.

사실 광복이후 현대사는 대통령의 자녀들이 각종 송사에 휘말리거나
검찰에 소환되는 불행한 과거를 갖고 있다.

고박정희 대통령의 외아들 지만씨가 마약에 손을 대 4번씩이나 구속됐던
것을 비롯, 대부분의 전직 대통령 자녀들이 한 두번씩 검찰 수사망에 오른
것.

그러나 이번처럼 재임중 형사처벌이라는 상황에 처한 것은 전례가 없던
일이다.

특히 현철씨가 구속을 눈앞에 둔 배경도 전직대통령 자녀들과는 전혀 달라
씁쓰레함을 더해주고 있다.

전직대통령 자녀들의 경우 부친이 모두 현직을 물러난 이후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부친이 연루된 사건으로 수난을 겪은 게 대부분이다.

반면 현철씨는 자신이 주도적으로 비리를 저지르고 이제 그 댓가를 받게
돼는 상황이다.

지만씨는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경력때문에 줄곧 방황하다 마약에 빠져
지난 89년 첫 구속된 이후 지난해 11월까지 4번씩이나 구속돼 치료감호를
받았다.

4번째 구속때는 사회봉사명령을 선고받아 최근 봉사활동까지 했다.

전두환 전대통령의 세 아들은 지난 96년 3월11일 12.12, 5.18 사건 공판때
법정에서 고강경대군 아버지 강민조씨 폭행사건에 연루돼 장남 재국씨와 3남
재만씨 등 세아들이 차례로 검찰조사를 받았다.

재국씨는 또 자신의 출판사인 시공사의 설립자금 출처와 비자금 세탁에
연루됐는지에 대해 조사받기도 했다.

노태우 전대통령의 딸 소영씨도 지난 92년1월 미국으로 19만2천달러를
밀반출한 의혹이 제기돼 두차례 조사를 받았으며 이양호 전국방장관 비리
사건과 관련해서도 조사를 받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각종비리에 연주된 현철씨에 대한 검찰의 처리가 어떻게
결말날지에 온 국민들이 관심을 쏟고 있다.

< 김준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