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자들이 전담하던 운전영업직에 대졸자들이 대거 몰려들면서
학력파괴 바람이 불고 있다.

이러한 화이트칼라의 블루칼라화현상은 취업난속에서 직업의 귀천보다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곳을 찾으려는 대졸자들의 심리와 고졸자
들이 발휘할 수 없는 능력을 대졸자들로부터 얻어낼 수 있다는 업계의
계산이 서로 맞아떨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삼강은 이달 중순 처음으로 고졸자만 뽑던 운전영업사원에 대졸자를
채용키로 하고 원서접수를 받은 결과 대졸자들의 지원이 저조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깨고 3백여명이 몰려들었다.
선발인원이 약 30명정도인 점을 감안할때 경쟁률이 10대1에 육박한다.

이에 앞서 지난달 해태제과도 운전영업직 대졸사원를 뽑았다.
40명정도 모집에 무려 2백여명의 지원자가 몰려 경쟁률은 5대1를 넘었다.

해태제과는 이미 지난해 두차례에 걸쳐 대졸운전영업사원 1백30여명을
선발한 바 있다.

지난해 3월에는 47명 채용에 1천여명이 몰려 경쟁률이 무려 20대1를
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롯데삼강 인사과 김성호(31)씨는 "대졸사원도 고졸사원처럼 소매점에
제품을 배달하고 판매하는 등 똑같은 일을 한다"며 "다만 대졸영업사원
의 경우 현장에서 뛰면서 영업경험을 쌓은 뒤 전문영업관리인으로 성장
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한은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