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7시42분께 서울 지하철 2호선 시청역에서 을지로입구
방향 30m지점 터널구간에 설치된 배수펌프장내의 배전반에서 불이 나
배수펌프 3개중 1개를 태우고 25분만에 꺼졌다.

불이 나자 시청역 구내에 전기공급이 30여분동안 중단돼 역내에 있던
5백여명의 승객들이 어둠속에서 출구를 찾아 우왕좌왕하는 소동을 벌였고
인근 을지로입구역과 충정로역 등으로 출근길 시민들이 몰려 큰 혼잡이
빚어졌다.

특히 전선피복과 절연물 등이 타면서 발생한 매연과 연기가 역 구내를
30여분동안 가득 채워 대피하던 승객들이 공포에 떨었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지하철공사측은 불이 나자 시청역을 통과하는 두 방향의 전동차 6편을
정차시키지 않고 그대로 통과시켰으며 일부 출근길 시민들이 지각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경찰은 배수펌프장내의 배전반에서 누전으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배전반을 수거,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중이다.

< 남궁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