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 타개를 위해 노동조합이 앞장서 임금을 동결하거나 사측에 일임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현대전자 노조는 14일 현대그룹내 대형 제조업체로는 처음으로 올 임금
인상을 사측에 백지위임키로 선언했다.

이 회사 김영철 노조위원장은 이날 "현재의 경제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노사가 협력관계를 더욱 공고히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조합원들의 뜻을
합쳐 97년도 임금인상에 관한 사항 일체를 회사에 일임키로 했다"고 밝혔다.

현대전자 노조의 이같은 조치는 오는 5월 현대그룹 울산지역 계열사의
임.단협 협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기아중공업 노사는 이날 창원에서 2천여명의 사원이 참석한 가운데
"노사화합을 통한 경영목표 필달 결의대회"를 갖고 금년도 임금동결및
무쟁의를 결의했다.

노사양측은 "전사원 모두가 하나가 되어 회사의 난관을 극복하고 경영
정상화를 이룩하자"고 다짐했다.

이와함께 한국무역협회 간부직원들도 이날 경제난 극복운동에 동참하기
위해 올해 임금을 동결키로 결의했다.

<임혁.윤성민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