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 특혜대출 비리와 김현철씨 비리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
(심재륜 검사장)는 3일 현철씨의 측근인 박태중씨(38.심우대표)씨와
측근들의 계좌에 여러 기업들의 자금이 입.출금된 사실을 확인, 돈의
성격을 밝히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검찰은 그동안 박씨와 가족및 측근 명의의 계좌 98개와 연결계좌
30여개를 추적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박씨가 운용해온
수백억원대의 자금 출처와 사용처를 캐고 있다.

검찰은 특히 코오롱그룹과 한국이동통신 등 6개 업체들이 대선 직후인
93년부터 95년사이 박씨와 측근 계좌에 61억원을 입금했다는 제보를 접수,
사실 확인에 나섰다.

검찰은 현철씨의 재계 인맥 가운데 한 사람으로 알려진 코오롱그룹
이웅열 회장이 지난 94년 10월26일 박씨 계좌에 2억원을 입금한 혐의를
잡고 자금거래 경위를 캐고 있다.

검찰은 또 한국이동통신이 지난 93년 9월28일 박씨 계좌에 3억원을
입금시킨 사실을 밝혀내고 18억원이 추가로 입금됐는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확인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와 함께 우주종합건설은 류종태 이사 명의로 94년3월12일 30억원을
박씨 계좌에 입금한데 이어 같은해 6월23일에도 4억원을, 통신설계
용역회사인 한통 엔지니어링은 93년 9월28일 박씨 계좌에 2억원을 각각
입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박씨가 코오롱 이회장 등과 함께 설립한 외식업체인
불루노트코리아도 95년 1월21일 박씨의 한국 DM 계좌에 1억5천만원을
입금하고 성일의 배모씨가 로토텍 코리아 대표 최종원씨에게 5천만원을
입금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씨와 자금 거래를 한 코오롱 이회장 등 관계자들을 조만간
소환, 이권청탁대가로 받은 돈인지 여부 등 거래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와함께 김종국 한보그룹 재정본부장의 조사에서 "정총회장의
지시로지난해 설과 추석에 84억원을 "떡값"으로 정.관계와 금융계에
뿌렸다"는 진술을 받아내고 사용처 조사에 나섰다.

< 이심기.김인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