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이 창립 51년만에 처음으로 노동부장관의 창립기념식 참석을
거부해 눈길.

한국노총은 10일 서울 여의도 노총회관에서 열린 창립행사에 진념 노동부
장관과 김창성 경총회장을 초청키로 했던 당초 방침을 바꿔 "참석하지
말아달라"며 초청철회를 통보.

이에 따라 그동안 노총행사에 항상 초대됐던 단골VIP 노동부장관과 경영자
대표는 이날 행사에 참석할 수 없게 된 것.

노총역사상 생일잔치에 정부와 경영자 대표가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노총관계자는 이에대해 "여야 노동법 재개정안이 노동자들의 요구를
반영하고 있지 못해 장관이 참석할 경우 불상사가 일어날 지도 몰라 초청을
철회했다"고 설명.

그러나 노동부는 "초청을 해놓고 다시 이를 철회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지
않느냐"며 매우 떨떠름한 표정.

특히 진장관은 여당의 노동법 기습통과후 각 단위사업장을 방문하려다가
현장 노동자들의 반발로 되돌아온 경험을 갖고 있어 "이러다간 장관이
정말로 노동자들의 비토대상이 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를 표시.

< 조주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