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부부들이 결혼생활에서 느끼는 행복감은 5점만점에 평균
3.6점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서문희 책임연구원은 "결혼의 질과 행복감의
남녀 및 가족생활주기 차이"라는 연구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

보고서는 지난 94년 보건사회연구원이 전국 15세 이상 가구주 및
그 배우자 2천6백6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족생활실태조사자료중
배우자가 있는 15~59세 응답자만을 골라 다시 분석한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결혼생활에 대한 행복감은 외적인 요인보다 배우자에
대한 심리적 만족감이 좌우했는데 결혼기간이 길어질수록 부인의 행복감은
줄어들었는데 남편은 변화가 거의 없었다.

또 부인에게는 부부관계의 만족도가 전 결혼생활에 걸쳐 행복감을
느끼는 가장중요한 요인인 반면 남편의 경우 막내자녀가 7~18세로
자녀교육에 주력하는 시기에서는 부부관계 만족도보다 사회적 지위나
건강이 행복감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이는 남편은 대부분 사회활동을 통해 자신을 개발하며 발전하는데
반해 부인은 활동영역이나 관심이 가정에 한정돼 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결혼생활의 행복감보다는 하위개념인 부부관계에 대한 만족도 측정에서는
5점만점에 부인은 3.56점이었으며 남편은 3.73점으로 부인보다 높았다.

부문별로는 부인의 경우 남편의 애정 (3.6 3)에 대해 가장 만족했으며
그다음 성생활 (3.5 0), 부부가 함께 하는 시간 (3.3 1), 소비성향
(3.28)의 순이었으며 가사분담에 대한 만족도 (3.0)가 가장 낮았다.

남편도 역시 부인의 애정 (3.78)에 가장 높은 점수를 주었으며
그다음 소비성향 (3.64) 성생활 (3.62), 가사분담 (3.57), 함께하는
시간 (3.47)의 순으로 답했다.

결혼생활기간 내내 부인에게는 애정이,남편에게는 성생활이 상대적으로
더 중요한 만족요인인 것으로 분석됐는데 성생활의 중요성은 부인은
자녀출산 이후부터 급격히 감소되는 반면 남편의 경우 상대적으로
더 커졌다.

이밖에 결혼을 하지 않았다면 인생이 나빠졌을 것이라는 평가에서 부인은
5점만점에 3.01점을 주고 남편은 이보다 높은 3.48점을 매겼다.

결혼기간별로는 부인의 경우 자녀의 출산.양육기에 결혼에 대한 평가가
낮아질뿐 기간별로 별 차이가 없었으나 남편은 시간이 지날수록 결혼에
대한 평가가 높아졌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