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는 20일 97학년도 입시 합격자 4천9백20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이번 서울대 입시에서는 대입 수학능력시험 성적 3백20점 이상의 고득점
자중 3백68명이 탈락해 논술성적과 수능 과목별 가중치가 합격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본고사 폐지에 다라 외국어고와 과학고 등 특수목적고 출신 합격자
수가 지난해에 비해 현저히 줄어들었다.

<>.수능성적 3백점 이상을 받은 지원자 가운데 인문.사회계열 2천10명,
자연계열 1천6백5명, 예.체능 계열 9명 등 3천6백24명이 불합격했다.

특히 이중에는 <>3백30~3백39점대 20명(인문.사회계 19명, 자연계 1명)
<>3백20~3백29점대 3백48명(인문.사회계 2백15명, 자연계 1백33명) 등
3백20점이상 고득점자가 3백68명에 달해 "고득점 대거탈락"현상을 실감케
했다.

이에따라 법학과는 3백35점선에서, 의예과는 3백30점선에서 커트라인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윤계섭 교무처장은 "논술이 우수한 학생과 수학과 외국어 등 가중치
가 부여된 과목의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대거 합격했다"며 "특히 지원자의
주종을 이룬 수능성적 3백10점대 및 3백20점대 수험생들에게 결정적인 변수
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같이 주요 변수로 떠오른 논술고사에서 수험생 1만6천1백38명
가운데 30여명이 "0점"을 맞아 수능점수에 관계없이 탈락하기도 했다.

이번 서울대 논술문제는 생떽쥐베리의 "어린왕자"가운데 여우와의 대화를
지문으로 제시하고 "현대사회의 인간소외를 극복하려는 개인적 차원의 노력
과 한계를 서술하라"는 것.

그러나 한 수험생은 이에대해 자신이 학급에서 개인주의를 타파하기 위해
평소 얼마나 노력했는지 장황하게 설명하다가 결국 "0점" 처리 되고 말았다.

또 <>"여우"를 "늑대"로 쓴 경우 <>소외를 극복하기 위해 가장 자연스런
모습을 접할 수 있도록 "목욕탕"으로 가야 한다는 주장 등이 0점 사례였다.

<>.올 서울대 입시에서 최고의 합격률은 서울과학고(교장 조길준)가
기록.

이 학교는 3학년 학생 1백57명중 1백34명이 서울대에 지원, 1백30명이
합격(합격률 97%)하는 기염을 토했다.

계열별로는 공과대학이 93명이 가장많고 자연대 29명, 의대 8명 등이다.

<>.올 서울대 입시에서는 재학생과 여학생의 선전이 돋보였다.

합격자의 성비를 보면 남학생이 73%(3천5백96명), 여학생은 27%(1천3백24
명)으로 여학생의 비율이 지난해에 비해 2%포인트 가량 증가했다.

또 재학생합격자가 전체의 75%(3천7백81명)으로 지난해 보다 6%포인트
가량 늘어났다.

<>.과학고와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가 뚜렷한 퇴조현상을 보였다.

지난해 1백28명을 합격시켰던 한성외고는 올 입시에서 30%나 줄어든
89명 합격에 그쳤으며 대원외고도 지난해 (2백명 합격)에 비해 19%
감소한 1백62명 합격에 머물렀다.


<>.서울대가 합격자를 발표하자 연세대와 고려대에는 동시에 비상이
걸렸다.

서울대 전체 합격자중 1천2백2명이 연세대에, 9백33명이 고려대에
동시 합격한 것으로 밝혀져 "합격자 대이탈" 현상이 예고되기 때문.

이 인원수는 두 대학 일반전형 전체합격자의 각각 43%와 23%에 달하는
숫자이다.

특히 연세대의 경우 신문방송학과 일반전형 합격자 30명중 단 한명을
제외한 29명이 서울대에 합격했다.

<>.수능시험에서 전체수석을 차지한 서준호군(제주 대기고3.자연과학대)과
수능 인문계 수석인 정용식군(창원중앙고.법학과)이 이번 입시에서도 전체
수석과 인문.사회계 수석을 나란히 차지.

최고령 합격자는 수의대 수의학과에 합격한 최용성씨(37.부산 혜광고졸)
였으며 <>자연과학대학 이자영(경남 경해여고3). 서문학과 혜영(경남 삼현
여고3)자매 <>의예과 박영수(서울 경기고).법대 영신(서울 경기고 형제 등
모두 4쌍의 쌍둥이가 나란히 합격해 눈길을 끌었다.

< 윤성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