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경쟁에서 남한이 일방적인 승리를 거둔 것이나 다름없다고
본다.

따라서 한반도통일은 남한의 주도아래 민주적이면서 자유시장경제체제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이뤄질 것이다"

로버트 갈루치 미 조지타운대 국제관계대학원장은 조지타운대 한국
동창회주최로 10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북한관계 및 통일전망"
세미나에서 "이는 미국이 지속적으로 추구해온 대한반도 정책과도
합치되는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최근 북한의 잠수함침투사건에 미국이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느냐는 의혹에 대해 갈루치원장은 "구석에 몰린 쥐는 고양이에게
덤빌 수도 있다"는 속담을 상기시키면서 "미국은 북한의 극단적인 반발을
초래할 수도 있는 상황을 원하지 않기때문에 보다 융통성있는 접근방법을
선택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최근 대북정책에서 한.미간 이견표출에 대해 그는 "각론에 있어서는
다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전제하고 "미국은 그러나 남북간
직접대화를 통해 평화통일을 이뤄야한다는 한국정부의 정책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대북경수로사업에서 경제적 부담이 한국에게만 너무 치우쳤다는
지적에 대해 "이는 미국 일본 한국이 오랜 협의끝에 얻은 결론으로 한국이
스스로 선택한 것이었다"며 "지금도 한국의 선택이 절대적으로 옳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지난 94년 북한과의 제네바 핵협상에서 미국 수석대표로 일했고
그후에는 핵대사로서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 (KEDO)를 주도했던 갈루치
원장은 "당시 북한은 연간 30여개 핵폭탄제조능력을 지닌것으로
파악됐다"며 "50억달러의 비용이 드는 경수로지원사업은 한반도는 물론
세계평화와 맞바꾼 바람직한 거래였다"고 회상했다.

북한의 붕괴가능성에 대해 그는 "일부에서는 2~3년내 북한의 붕괴를
점치고 있지만 그렇게 쉽게 쓰러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 김수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