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법파문에 따른 노동계 파업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27일 서울대병원
등 대형 종합병원들이 파업에 가세, 환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병원측은 환자들 급식문제도 해결할 수 없어 급히 도시락을 주문하는
상황이었다.

또 현대그룹노조 총연합산하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등 6개 사업장은
노조원들이 정상출근했으나 작업을 거부했다.

<>.이날 오전 7시부터 민주노총의 총파업에 동참한 서울대병원의 경우
8백여명의 노조원들과 파업에 동참, 급식이 중단되는 등 병원 업무가 일부
차질.

병원측은 수술실의 경우 파업에 대비해 미리 10여건의 수술을 취소했고
이날 일반외과의 간단한 수술을 제외한 이비인후과, 흉부외과 등에서는
인력부족을 이유로 환자들의 퇴원을 권유.

<>.오전 7시부터 본관 1층 로비에 3백여명의 노조원들이 파업에 참여한
경희의료원에서는 병원측이 비노조원들을 동원, 노조원들의 집회참가를
막아 곳곳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화여대 동대문병원도 예약된 수술중 3건이 취소되고 입원실 분만실
근무자가 절반으로 줄어들었으며 응급실 근무자도 4명에서 2명으로
축소되는 등 정상적인 업무가 이뤄지지 않았다.

<>.조합원이 1천4백여명인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병원 노조는
응급실 등 응급부서에 근무하는 직원 1백여명을 제외한 전원이 파업에 돌입
키로 했으나 이날오전 9시 현재까지 3백여명만이 파업대열에 합류.

이들은 외래환자들을 상대로 개정된 노동법의 부당성에 관한 선전전을
벌였으며 오후 3시에 민주노총 주최로 열리는 "노동법 개악저지 투쟁 승리
결의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여의도광장에 집결할 계획.

노조측은 "이번 파업이 병원을 상대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로 집회
참석에 주력하겠다"고 언급.


<>.한양대병원의 경우 노조가 오전 7시부터 파업에 들어가면서 외래환자
진료인력의 70%정도가 일손을 놓는 바람에 병원을 찾은 환자들이 장시간
기다리는 등 큰 불편.

서울과 구리 병원을 합해 1천8백여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돼있는 이 병원
노조는 중환자실, 수술실, 응급실 등 특수병동과 입원병동 근무자에
대해서는 정상 근무토록 하고 외래진료 인력의 60%를 차지하는 간호사,
조무사, 보조원에 대해서는 파업에 참여토록 조치.

이는 외래진료를 축소하면 자연스럽게 입원환자가 감소하게 돼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진료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

<>.한양대병원 노조원중 비번인 3백여명은 27일 오전 8시30분 병원 1층
로비에 모여 조합원 비상총회를 갖고 여당의 노동관계법 통과를 강도 높게
비난하는 한편 환자와 환자 가족들에게 파업의 불가피성을 설명.

또 한양대 부속 구리병원 노조원 2백여명도 이날 오전 10시께 버스편으로
서울성동구 행당동 본원에 모여 조합원 전체 비상총회에 참석.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대의료원은 이날 오전 7시를 기해 노동법안
통과에 반대하는 총파업에 들어가면서도 파업으로 인한 환자들의 불편을
덜기 위해 신경을 쓰는 모습.

전체 직원의 75%가 조합원인 고대의료원 안암병원 노조는 입원환자와 이미
예약된 외래진료 환자를 돌볼 수 있도록 수십여명의 비상인원을 대기시키고
나머지 직원은 파업에 참여.

노조 관계자는 "응급실과 중환자실, 수술실 등 응급부서는 평소와 같은
수의 근무자가 일하고 있으며 입원환자실도 응급상황이 발생할 것을 대비해
비상연락망을 짜고 대기중이기 때문에 환자관리에 별다른 문제는 없다"고
설명.

또 고대 구로병원도 이날 안암병원과 함께 파업에 동참.

<>.신한국당의 노동법 기습처리에 반발하는 현대그룹노조총연합(현총련.
의장 이영희)의 파업이 이틀째 계속되고 있다.

현총련 산하 사업장 중 경남 울산지역에 있는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현대정공 등 6개사업장 노조가 27일 오전 파업을 계속하는 가운데 이날 오후
2시부터 남구태화강 둔치에서 연 이틀째 규탄대회를 갖기로 했으며 해성
병원과 태광산업, 세종공업 등 현총련과 민주노총 산하 3-4개 사업장도 이날
오후 파업에 가세할 움직임이다.

지난 26일 오후 1시부터 파업에 들어간 현대자동차 노조(위원장 정갑득)는
이날오전 주간조 2만4천여명이 정상 출근했으나 조업을 거부한채 부서별
집회와 투쟁토론회를 열며 파업을 계속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 김임식)도 이날 오전 근로자들이 정상 출근했으나
노조간부들의 주도아래 조업을 거부하고 부서별 집회를 연 뒤 오전 9시30
분부터 중앙집회를 가졌다.

이밖에 현대정공과 현대강관, 현대미포조선, 한국프랜지 노조도 조업을
거부해 하청근로자들에 의해 일부 생산라인만 가동되고 있다.

또 현대자동차 노조간부 및 대의원 3백여명과 현대중공업 노조간부 1백50
여명 등 현총련 산하 6개 사업장 노조가 26일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노동
조합사무실에서 노동법철회를 촉구하는 철야농성을 각각 벌였다.

한편 현대자동차는 26일 오후의 주간조와 야간조의 파업으로 4천3백여대의
자동차를 생산하지 못해 3백60억원의 생산차질액이 발생하는 등 울산지역
기업체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 회사측은 이날 배포한 유인물을 통해 "노조의
파업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며 "파업이 계속될 경우 회사는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다"고 밝혀 이 지역 현대그룹 사업장 경영진들이 직장폐쇄 등 강경
대응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신한국당의 안기부법 및 노동법 기습처리에 맞선 노동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부산.양산지역 단위노조도 속속 파업에 동참하고 있다.

한국노총 부산지역본부는 한국노총의 파업선언에 따라 27일 오전 부산지역
4백72개 사업장에 "오후 1시부터 2시간동안 시한부파업에 돌입하고 각 사업
장별로 노동악법 날치기통과 신한국당 규탄결의대회를 가진 뒤 귀가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파업지침을 보내는 한편 28일엔 오전근무만 하도록 각 사업장
에 통보했다.

전국화물노조연맹은 이날 오전 8시 부산지역 각 컨테이너 야적장에서
출발한 2백여대의 화물트럭을 부산시 금정구 구서동 구서톨게이트에 집결,
노동악법철폐라는 대형 현수막을 부착한 채 고속도로상에서 제한최저속도인
시속 70km 이하로 운행하는 준법운행에 돌입했다.

특히 화물노조는 28일부터는 전면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며 국내 물동량의
70%인 하루 20피트 컨테이너 9천개를 수송하는 화물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국내 화물수송망이 마비될 것으로 우려된다.

병원노련 부산지부는 26일 오후부터 부산대병원 등 11개 병원별로
철야농성을 벌인데 이어 27일에는 전노조원이 사복근무에 들어갔으며 부산
교통공단 노조는 서울지하철의 파업동참결정에 따라 27일 오전 부산시
금정구 노포동 기지창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9일 오전 4시부터 파업에
돌입키로 했다.

민주노총 산별연맹인 금속연맹 소속 부산지역 사업장중 부산시 영도구
봉래동 한진중공업 등 5개 사업장이 26일 파업에 돌입한데 이어 27일에는
대우정밀과 한국금속 등 2개 사업장이 파업에 동참했다.

한편 민노총은 부산.양산지역에서 파업에 동참한 민노총 소속 사업장은
20여개에 달한다고 밝히고 27일 오후 2시 부산역광장에서 규탄집회를 가진
뒤 민주노총 중앙방침에 따라 28일 오후 2시 가능한 모든 차량을 동원해
상경투쟁을 벌일예정이라고 밝혔다.


<>.신한국당의 노동관계법 개정안 기습통과로 대구.경북지역 민주노총
산하 사업장들이 연쇄 파업을 강행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노총 대구.경북
본부도 27일 오후부터 시한부 파업에 돌입할 예정으로 있어 파업사태가
확산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주노총 대구시협의회 사업장 가운데 달성공단내 대동공업,
대우기전 등 12개사업장 노조 8천여명의 근로자가 26일 파업에 들어간데
이어 이날 태경물산, 삼풍직물 등 2개노조 6백여명이 오전 9시부터 전면
동맹파업에 돌입했다.

또 민주노총 포항.경주시협의회 소속 사업장들도 전날 강원산업, 아폴로
산업, 만도기계 등 5개 노조가 파업에 들어간데 이어 이날 건설노조와 현대
자동차써비스 포항지부 등 2개 노조가 파업에 들어갔으며 구미에서도 구미
노조연대회의 소속 코람플라스틱, 오리온전기, 한국전자 등 4개노조가
파업에 동참했다.

이로써 대구.경북지역에는 노동법 개정안 기습통과 이틀째인 27일까지
모두 25개 노조 2만여명의 근로자가 파업에 들어갔다.

한국노총 대구.경북본부의 버스,택시 노조 등을 제외한 1백50여개 산하
단위노조들도 이날 오후 1시부터 24시간 시한부 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노총은 28일까지 시한부 파업을 벌인 뒤 중앙본부의 지침에 따라 전면파업
등 투쟁강도를 높여 나가기로 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2시 대구시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서
1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개정 노동법 철회와 현정권 퇴진"을 위한 총파업
투쟁 결의대회를 가질 예정이며 이어 오후 3시부터는 구미역광장에서, 오후
6시에는 포항공설운동장에서 각각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했다.

이에 앞서 민주주의.민족통일 대구.경북연합, 새로운 청년회 등 2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노동법 개악 저지를 위한 범시민 대책회의"는 이날 오전
서구 내당동소재 연대와 전진을 위한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신한국당의
안기부법, 노동법날치기 통과 전면 무효화"를 선언하고 "이의 철회를 위한
파업투쟁에 지역 노동자와 연대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창원공단과 마산수출자유지역내 민주노총 계열 20여개사 노조가
신한국당의 노동법 개정안 강행처리에 항의해 이틀째 파업을 벌였다.

창원공단내 한국중공업과 통일중공업, 마산수출자유지역내 한국웨스트전기,
한국산연 등의 노조는 27일 오전 노조원들이 정상 출근한 가운데 작업장별로
집회를 갖고 조업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이들 노조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창원시청앞 광장에서 규탄집회를 가진 뒤
시가행진을 벌일 계획이다.

(주)센트랄과 화천기계 노조 등 26일 파업을 선언했던 일부 회사는 이날
오전 조업하고 있다.

거제 대우조선 노조는 이날 오전 10시 조합원 1천여명이 모인 가운데
사내에서 파업 출정식을 가질 계획이나 외주업체 직원 3천여명을 비롯해
일부 부서에서 계속 조업하자 집행부 간부들을 동원, 현장을 돌며 파업
참여를 독려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