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서면동의 없이 아내가 남편을 피보험자로 한 생명보험계약을
체결한 경우 이 보험계약은 무효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 (주심 김형선 대법관)는 4일 남편을 피보험자로
보험계약을 체결한 양모씨가 교보생명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지급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이같이 판시, 양씨의 청구를 기각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생명보험 계약에는 계약 체결시 그 타인의 서면에
의한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상법상의 규정은 강행법규로서 이 규정에 위반해
체결된 보험계약은 무효"라면서 "양씨는 피보험자인 남편 김씨의 서면
동의를 받지 않았음으로이 사건 보험계약은 효력이 발생하지 아니한다"고
밝혔다.

양씨는 지난 93년 남편을 피보험자로 하는 생명보험 계약을 체결하고
보험료를 납입하던 중 남편이 94년 위암 등으로 수술을 받게 되자 보험금
지급을 청구했으나 보험사가 "청약서상 피보험자의 자필서명란에 기재된
이름이 피보험자의 자필서명이아니므로 보험계약은 무효"라며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 이심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