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시대에는 모든 정보를 쉽게 얻어 이를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미래학자 대니얼 벨(77)은 정보화시대에는 분산된 여러지역에서 수많은
정보들이 유통되므로 정부가 이를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21일 오전 8시 한국통신대강당에서 "신기술과 경제변화", 22일
오후 1시 한양대학교 콘서트홀에서 "21세기의 미국과 아시아", 23일
프레스센터에서 "정보화시대의 민주주의"를 주제로 강연하기 위해
방한중이다.

벨은 정보유통 경로가 인쇄매체에서 라디오와 같은 전파매체를 거쳐
인터넷으로 발전하고 정보를 쌍방향은 물론 실시간으로 얻을 수 있게
됨에따라 사회적변혁이 일고 있다고 밝혔다.

또 과거 정보전달의 제약이 됐던 지리적요소와 정부의 통제가 세계적으로
1억명이상이 이용하는 인터넷으로 인해 붕괴되고 있다며 동일한 정치적
성향과 취미를 가진 사람들로 구성된 "Civil Society"가 국경의 개념을
허물고 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이같은 사회변혁은 급격한 기술의 발전으로 가능했다고 설명하고
정보통신분야에서 이같은 추세가 두드러진다고 언급.

특히 디지털기술이 미래기술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되므로 이에대한
투자를 아끼지 말 것을 당부하고 5년전 일본이 아날로그방식의 고화질TV
(HDTV) 개발에 나섰으나 무의미한 시도가 돼버린 예를보면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은 지난 10년간 이같은 기술개발에 동참하기보다는
완성품을 모방해왔다"고 지적하고 "시장개방으로 정부의 보호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한국업체들은 향후 10년안에 최대위기를 맞이할 것"으로
예측.

벨은 "세계시장에서 미미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의 통신업체들은
세계적인 통신사업자와의 제휴를 통해 영역을 넓혀 나가는 것이 경쟁을
돌파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 김도경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