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의원의 선거비용 초과지출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공안1부 (김재기 부장검사)는 9일 이의원이 전비서 김유찬씨(36) 도피
공작에 개입한 사실 등을 확인, 이의원에 대해 형법상 범인도피와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위반 (선거비 초과지출 및 허위신고, 기부행위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또 이날 김씨의 해외도피를 직접 주선한 이의원의 선거사무장겸
회계책임자인 이광철씨(37.구속)와 선거기획단 기획부장 강상용씨(37) 등
2명을 범인도피와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위반혐의로 구속기소하고
김씨를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위반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의원은 김씨가 도피하기 전날인 지난달 14일부터
대전유성호텔 등에서 김씨와 만나 도피공작을 협의중이던 이씨 등으로부터
10차례에 걸쳐 사전보고를 받고 "잘 알아서 처리하라"며 도피자금명목으로
1만8천달러를 제공하는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이의원은 또한 지난 4.11 총선당시 법정선거비용 9천5백여만원을
제외한 8천4백여만원 상당을 초과지출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조사결과 이의원이 총선당시 초과지출했다고 국민회의가 고발한
총액 5억1천만원중 2억9천만원이 지출비용으로 확인됐으며 이 가운데
1억8천만원이 선거비용으로 지출됐고 나머지는 정당활동비와 여론조사비용
등으로 적법하게 지출된 것으로드러났다.

김씨는 지난 8월23일 이의원에게 "5급 비서관 자리를 달라"고 요구했다
거절당하자 선거비리를 폭로키로 결심,이후 지난달 9일까지 국민회의
이종찬 부총재를 4차례에 걸쳐 서울시내 S호텔에서 접촉, 선거비용
초과지출 사실을 폭로하게 됐다고 검찰은 밝혔다.

또한 김씨는 국민회의 이부총재에게 당시 유학자금및 체류비용
명목으로 3억원을 요구했고 이부총재는 이를 받아들였다.

한편 이의원의 경우 선거법 위반혐의로 벌금 1백만원이상의 선고가
확정되거나 형법상 범인도피 혐의가 인정돼 금고형 이상 (집행유예 포함)을
선고받으면 당선이 무효된다.

회계 책임자인 이씨가 선거법 위반혐의로 징역형 이상 (집행유예 포함)을
선고받아도 이의원의 당선이 무효가 된다.

< 이기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