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강원도 강릉 앞바다를 통해 침투했던 무장간첩 20명중 11명이
자살하고 1명이 생포됐으며 나머지 8명은 군경 합동수색대의 추적을 받고
있다.

합동참모본부의 신상길 작전처장 (육군 준장)은 18일 오후 5시께 최초
침투지점에서 서남방으로 5km 가량 떨어진 강릉시 강동면 산성우리 청학산
중턱에서 청바지와운동화 차림의 무장간첩 11명이 권총에 의해 자살한
시체로 수색대에 의해 발견됐다고 밝히고, "생포한 이광수 (31.인민무력부
소속.잠수함 승무조원)를 상대로 조사한결과 좌초된 잠수함에는 20명이
승선했다고 진술했다"고 발표했다.

이들 20명은 함장인 중좌 정용구를 비롯한 승조원 7명과 대위 김승호
김윤호를 조장으로한 전투원 13명으로 구성돼 있다.

신처장은 숨진 11명의 사체 상태를 조사한 결과, 1명만이 권총을
소지하고 나머지는 약간 떨어진 곳에서 비무장상태로 집단으로 숨진채
발견된 점에 비춰 권총을소지한 한명이 나머지를 모두 쏜 뒤 마지막으로
자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광수는 이날 오후 4시30분께 강동면 모전리에서 권총과 실탄을
휴대한 채 달아나다 경찰에 붙잡힌 뒤 기무사로 넘겨져 조사를 받고 있다.

이광수는 군당국의 조사에서 "잠수함은 지난 16일 원산을 출발해 모처럼
향하던중 17일 오후 4시께 기관고장을 일으켜 표류하던중 강릉 앞바다에서
좌초했다"고 말했으나 행선지와 기관고장이 발생한 지점, 운항목적 등에
관해서는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살한 11명은 대부분 승조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이에앞서 이날 오전 2시께 강원도 강릉해안 5km지점 해상에서
순찰중이던 해안 초소장이 좌초된 북한소형잠수함 1척을 발견, 전군에
경계령을 내리고 1군과 2군사령부 관할지역에 1급비상태세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 침투한 무장간첩수색에 나섰다.

군당국은 잠수함이 발견된 해안과 잠수함 내부 등에서 북한 해당화껌
1통, 체코제 기관총 1정 및 탄약 75발, Ak소총 1정, 권총탄과 소총탄약
2백여발, 황색 구명조끼 1벌, 국방색 항공점퍼 2벌, 청색 바지 1벌,
녹색 티셔츠 4벌, 열쇠뭉치 1개, 소형칼 1개, 플라스틱 볼펜 1개를
발견했다.

김동신 합참작전참모부장 (육군중장)은 이날 오전 10시 기자회견을 갖고
오전 2시께 강릉 해안 남쪽 9km지점 해안초소에서 근무중이던 초병이
이상한 물체를 발견, 현장을 조사한 결과 북한 잠수함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군당국은 오전 5시께 1군을 비롯한 전군에 경계령을 내리고
잠수정 주변에 경비함 5척과 대잠 초계기 P3C기 1대를 출동시켜
외곽을 차단하는 한편 합참위기조치반을 소집해 김동진 합참의장의
직접 지휘아래 수색작전을 개시했다.

이와함께 강릉 원주 예천의 공군기 4대가 긴급 발진하는 동시에
해군도 특수요원 16명을 현장에 급파했다.

국방부는 윤창로 대변인 명의로 성명을 발표, "이번 상황은 북한의
심대한 대남도발이며 명확한 침투행위로 중대한 정전협정 위반사항"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