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강릉해안에서 북한 잠수정이 발견됨에 따라 시작된 민.관.군
합동대간첩작전은 새벽 어둠이 물러나면서 육.해.공 입체작전으로 본격
전개됐다.

이날 작전은 전시상황을 방불케할 정도로 숨가쁘고 긴박하게 펼쳐졌으며
간첩을 보았다는 주민들의 신고가 있을때마다 이들에 대한 포위망을
압축하는 등 조기검거에 총력을 기울였다.

<>.북한 잠수정을 타고 침투한 것으로 추정되는 무장간첩 2명이 주민을
폭행한 뒤 도주했다.

18일 오전 10시 55분께 잠수정이 발견된 곳과 9km 떨어진 강원도 강릉시
강동면 임곡 2리 김창수씨(35)의 돼지막사 부근에서 길을 내려 가던 이
마을 김춘식씨(40.고물상)가 총기를 든 무장간첩 2명으로부터 어깨 등을
폭행당했다고 군당국에 신고, 군.경이 이들을 쫓고 있다.

김씨에 따르면 이날 오전 맥주를 사기 위해 마을 가게로 가던중 돼지
막사에서 3백여m 떨어진 피내산 아래에서 갑자기 무장간첩 2명이 나타나
이중 한명이 "내가 당수가 5단인데 한번 맞아볼래"라며 들고 있던 알루미늄
방망이로 어깨와 가슴을 내리친 뒤 피내산 피내골 부근으로 달아났다는
것이다.

군당국은 병력을 추가로 긴급 투입해 이들의 행적을 쫓는 등 수색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10분께는 군당국이 헬기로 수색작업을 벌이던중 강릉시
강동면 모전리 동해고속도로 제2터널 부근에서 동해시와 강동면 경계쪽으로
달아나는 무장간첩 2명을 발견, 수색대를 투입해 이들을 추적하고 있다.

한편 11시 30분께도 강동면 임곡2리 임곡초등학교 부근 뒷산에서 무장간첩
1명이 인근 야산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았다는 주민들의 신고에 따라 1개
소대를 투입,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북한 무장간첩이 잠수정을 타고 침투한 곳은 6.25 전쟁 당시 북한군이
해안교두보 확보를 위해 가장 먼저 상륙한 곳으로 밝혀져 다시 한번 경계에
큰 허점을 드러냈다는 지적.

잠수정이 발견된 강원도 강릉시 강동면 안인진리 대포동마을 등명낙가사
앞 해안은 북한군이 지난 50년 6월 25일 오전 4시 전쟁을 발발하기전인
오전 3시께 해안교두보 확보를 위해 이미 1천여명의 병력이 상륙했던 강동면
정동진리 동명동 해안에서 불과 1백여m 떨어진 곳으로 이미 오래전부터
북한의 침투로로 중요성이 부각된 곳.

그러나 잠수정 발견현장에서 불과 50여m 떨어진 곳에 군초소까지
있었는데도 군에서는 무장간첩들이 침투한 사실을 까마득히 몰랐다.


<>.이날 오전 8시 55분께 북한 잠수정이 발견된 곳에서 10여km 떨어진
강릉시 강동면 임곡1리 속칭 엄골에서 송이 채취를 하던 차재경씨(나이.
주소미상)가 얼룩무늬의 붉은색 티셔츠를 입고 총기를 휴대한 남자 2명이
산속을 헤매고 있는 것을 발견, 오전 10시 20분께 군당국에 신고해
군.경이 긴급 출동해 수색중.

한편 군은 좌초된 잠수정안에서 발견된 유류품 등을 감안, 침투한 무장
간첩은 공작원 2~3명과 승조원 6~7명 등 모두 8~10명으로 추정.


<>.북한의 잠수정이 발견된 강원도 강릉시 강동면 안인진리 대포동 마을
등명락가사 앞 바닷가에는 군과 경찰이 경계를 서느라 삼엄한분위기.

특히 괘방산으로 연결되는 7번 국도 해안가 절벽 아래서 자동소총 실탄과
남방셔츠 등의 간첩들이 휴대했던 유류품이 다량 발견되고 괘방산쪽으로
5~6개의 발자욱이 발견됨에 따라 군.경이 수색견을 앞세운채 이 일대를
샅샅이 수색.

현재 군용 헬기 1대가 괘방산 상공을 돌며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해상에서 해경 함정 3~4척이 출동, 침입로 등을 수색.


<>.잠수정을 타고 강릉 앞바다를 통해 침투한 간첩들은 일단 인근
괘방산으로 숨어든 것으로 추정.

그러나 이들이 괘방산을 넘어 동해고속도로를 타고 강릉쪽으로 달아났을
경우 이 방면으로 마을이 있어 인명피해가 우려되기도.

또 동해고속도로를 넘어 동해 두타산과 강릉 대관령 산속으로 숨어들었을
경우 산세가 험해 수색작업이 어려울 전망.

한편 오전 8시께 강릉시 강동면 임곡리 동해고속도로 화비령 정상
부근에서 3~4발의 총성이 산발적으로 들렸다는 주민의 제보에 따라 경찰
4백여명 등 1천여명의 군.경이 이곳에 집중 투입돼 수색작업을 계속.


<>.18일 새벽 북한 잠수정이 좌초된채 발견된 강원도 강릉시 강동면
안인진리 등명낙가사 앞 해변은 군과 경찰이 주위를 완전히 통제하고 수색
작업을 강화.

군 당국은 해변에 난 족적과 유류품 등으로 보아 5~6명의 무장간첩이
침투해 인근 괘방산쪽으로 잠입한 것으로 보고 인근 지역과의 차단에 주력.

검은색을 띄고 있는 이 잠수정은 해변에서 20m 떨어진 해상에서 암초에
걸려 3분의 2 가량은 물속에 잠겨 있고 나머지는 수면 밖으로 드러나
파도치는대로 흔들리고 있다.

잠수정의 내부는 전혀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군은 이날 오전 특수부대원을
동원, 수색을 할 계획.

현장에는 대형 정찰기 1대와 헬기 1대가 현장 상공을 상회, 해안쪽으로
도망갔을지도 모를 간첩들에 대한 수색에 나서고 있다.

현장에는 군장병을 실은 트럭이 속속 도착하고 있다.


<>.잠수정을 처음 목격한 이진규씨(37.택시운전사)는 경찰에서 이날
새벽 1시35분께 정동에서 강릉쪽으로 가다가 고깃배로 보이는 어선이 있어
무심코 지나치려 했으나 갑자기 배에서 섬광과 비명소리가 나고 연통으로
연기가 올라가 강동파출소에 신고했다고 진술.

이에 따라 군경은 암초에 걸린 사실을 알고 일부 남아 있던 잠수정의
승무원들이 자포자기해 자폭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강릉인근 해상에서 18일 북한잠수정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날 오전 5시께 통합방위본부장인 김동진 합참의장이
합참지휘부중 가장 먼저 국방부내 전시상황실이 설치돼있는 지하벙커의
군사지휘본부에 나와 상황을 보고받고 작전을 진두지휘.

이어 이양호 국방장관을 비롯한 군 수뇌부도 속속 상황실에 도착,
국방부는 일순 전시상황을 방불케하는 긴장에 휩싸였다.

국방부는 이번 사건이 대남침투를 통한 북한의 강력한 도발행위인
동시에 중대한 정전협정 위반으로 규정, 대응조치 마련에 분주한 모습.


<>.북한 간첩들이 이날 오전 잠수정을 타고 강을 앞바다로 침투하기 전에
쓴 것으로 보이는 결의문이 잠수정 내부에서 우리군에 의해 발견됐다.

A4용지 (21cm X 29.7cm) 크기의 메모지에 쓰인 이 결의문은 띄어쓰기와
철자법이 많이 틀리고 이해하기 어려운 문장도 있지만 전반적인 내용은
김정일에 충성을 맹세하는 것으로 돼있다.


<>.국방부는 좌초된 잠수정에 10명 안팎의 무장간첩들이 타고있다 내륙에
침투한 것으로 파악, 적이 침투했거나 침투했다는 첩보가 확실할 경우 군은
물론 예비군과 경찰 등 해당지역에 필요한 전병력을 동원할 수 있는 최고급
경계태세인 "진도개 하나"를 발령하는 한편 간첩을 신고하는 주민들에게는
1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키로 결정.

군당국은 잠수정의 침투경로와 관련, 북한이 동해의 경우 해군이
외해에서 수상함으로 경계하는 점을 감안해 이를 피하기 위해 내해쪽으로
잠수정을 이용해 침투한 것으로 추정.


<>.이번에 간첩이 침투한 지역 바로 아래의 정동진리는 6.25 전쟁 당시
북한상륙함이 최초로 상륙한 곳이라고 국방부는 설명.

군 관계자는 또 이번에 발견된 잠수정과 관련, "과거 북한은 강화도에서
있었던 거물급 대남간첩인 이선실(여)의 월북때나 부산 다대포 간첩사건시
반잠수정을 이용한 적은 있다"고 밝히고 "잠수정을 이용한 침투사건이
적발되기는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반잠수정은 주로 어선을 모선으로 하지만 잠수정은 모선이 일반 어선보다
커 잠수함의 측면을 이용해 침투할 수도 있다고 국방부 관계자는 설명.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9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