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9월9일은 구인.구직자가 만나는 날".

경기도는 매년 이어지는 구인.구직난 해소에 도움이 되도록 하기위해
9월9일을 구인.구직자 만남의 날로 정하고 이날 부천 안양 성남 의정부
수원 안산지역 등 5개권역으로 나눠 대대적인 "구인.구직 만남의 장"
행사를 벌였다.

이날 오후 2시 경기도 부천상공회의소 4층대강당에서 열린 "9.9만남의
장" 행사에는 부천시와 김포군일대 2천5백여명의 구인, 구직자가 몰려
대성황을 이뤘다.

행사장은 최근 인력양극화현상에 따른 중소기업인력난과 취업난을
반영하듯 구직자들의 진지한 표정과 함께 분주한 발걸음이 오후내내
이어졌다.

이곳에 신입사원 및 근로자를 채용하기위해 나온 구인업체는 모두
1백31개.

유통 및 출판전문업체인 (주)애드월드의 김기식부장은 "텔레마케팅부문
등 모두 87명의 남녀사원을 뽑기위해 나왔다"면서 "시간이 짧아 많은
사람들이 면접기회를 놓쳐 아쉽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강당내에 각업체별로 책상이 하나씩 배정되는 바람에 면접을
기다리는 행렬이 복도까지 이어졌다.

일부 업체에서는 많은 직원을 동원, 상공회의소 건물입구 및 계단에서
구직자들과 선 채로 면접을 보기도 했다.

이날 취업을 희망하는 구직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주부 및 미혼여성들
이었다.

부천시 오정구소재 한승기업에서 면접을 본 박혜숙씨(34)는 "결혼을
일찍해 자녀들이 취학했기 때문에 일자리를 갖고 싶었다"면서 "몇달
전부터 컴퓨터학원에도 나가는 등 나름대로 애를 썼다"고 면접결과에
기대감을 표시했다.

구직자들중에는 머리를 노랗게 물들이고 농구화를 높게 받쳐 신은
신세대 등 청소년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대부분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구직정보를 교환하는가 하면
서로 면접을 본 업체들을 소개해주기도 했다.

열관리직종 등 기능공을 모집하려는 대곳면소재 (주)이화의 면접
담당자는 "예상외로 비진학청소년들의 취업관심이 높다"며 "보수 및
근로조건을 꼼꼼히 물어보기도 하지만 근로의욕이나 의식은 건전한
청소년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안양, 성남, 의정부, 수원, 안산의 행사도 부천지역의 모습과
마찬가지 였다.

안양에서 64개, 성남 54개, 의정부 1백8개, 수원 50개, 안산 48개
등의 업체가 참가, 줄을 이어 몰려오는 구직자들과 상담활동을 벌였다.

경기도는 "9.9만남의 장"행사를 매년 9월9일에 정례적으로 치룰
예정이다.

칠월칠석이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날인 것처럼 앞으로 9월9일은
우리 산업현장에 새로운 인력을 수혈하는 뜻깊은 날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 부천 = 조일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