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각 자치구들이 추진하고 있는 공약사업이나 수익사업이 잇달아
서울시와 이견을 보이면서 제동이 걸리고 있다.

29일 관련기관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는 1천원대의 요금을 받는 고급
셔틀버스를 운영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나 서울시가 현행 법규정의
취지와 어긋난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강남구는 공항버스 한정면허를 적용,3개노선에 셔틀버스의 운행을 추진
하고 있으나 서울시는 구가 마련한 노선을 운행할 버스는 공항버스
한정면허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는 공항버스 한정면허의 경우 공항이용객들을 호텔이나 면세점등으로
연계하는 역할을 하는 노선에만 내줄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강남구의
셔틀버스는 일반인들인들이 이용하게 되므로 이 면허를 내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시는 또 고급셔틀버스를 운행하려는 계획이 실현되는 것은 다른 구와의
형평을 고려할 때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고 교통문제는
시차원에서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공항버스 한정면허의 허가권은 구청장에게 위임되어있어 위임
사무에 대한 지도 감독권을 갖고 있는 서울시가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지 주목된다.

송파구는 수익사업의 일환으로 관내 잠실동 306 잠실유수지에 60타석
규모의 골프연습장을 운영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나 서울시는 이같은
계획에 역시 반대하고 있다.

송파구의 계획에 대해 서울시는 홍수예방목적으로 유수지는 사용을 엄격
하게 제한하고 있는 만큼 유수지를 복개하지 않고 골프연습장을 건설하는
것은 법취지에 어긋난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현행법상 유수지의 유지.관리는 구청장에게 위임돼있고 유수지에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도 구청장이 할 수 있는 권한으로 돼있다.

종로구와 중구는 20m미만도로의 주차장에 대한 관리권이 구로 위임됨에
따라 이들 주차장을 유료화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나 서울시는
도심차량운행을 억제하기 위해 이들 주차장을 폐쇄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중구는 한국은행앞등 6곳에 대해 민간업자를 선정, 입찰을 실시했고
종로구도 시가 폐쇄를 요청한 인사동 태화빌딩앞등 6곳에 주차장을 계속
유료로 운영하고 있다.

구는 자치구 재정수입을 늘리기 위해 유료주차장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시는 도심의 통행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도심지역의 주차장
억제가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자치구들의 시책사업은 법률적으로는 행정권한 위임조례를 통해
시장권한이 구청장에게 넘어간 것들이다.

따라서 이들 사업이 어떻게 전개되는가 하는 것은 서울시와 각 자치구간의
관계신장을 놓고 지켜볼만한 대목이 아닐수 었다.

< 김남국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