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간염이 간암으로 발전하는 메커니즘이 국내연구진에 의해 규명돼
간암치료제 개발이 획기적으로 앞당겨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생명공학연구소 분자세포생물학연구부 이영익 박사팀은 28일 "B형
간염바이러스에 포함된 X유전인자의 산물인 X단백질이 B형간염을 간암으로
진행시키는 요인임을 알아냈다"며 "X단백질 연구로 간암치료제 개발이
가능케 됐다"고 밝혔다.

즉 인슐린양성인자(IGF-II)와 변형성장인자(TGF베타)가 간세포의
비정상적인 분열을 증대시켜 간암을 일으키는데 이들 인자의 생성을
증대시키는 요인이 B형 간염바이러스에 포함된 X유전인자의 산물인
X단백질이란 것이다.

이박사팀은 현재 X단백질을 생산하는 세포주(HPG-II)를 개발했으며
한방에서 쓰고 있는 약제의 추출물을 이용해 X단백질 형성저해제
개발연구활동을 벌이고 있다.

B형 간염바이러스에 의한 간암발생에 대한 연구는 오래전부터 이루어져
왔으나 그 경로는 직접적으로 규명되지 않았었다.

이제까지는 바이러스의 공격을 막기 위해 숙주(인간)의 면역세포가
방어작용을 하는 과정에서 간세포가 파괴된다고만 알려졌왔다.

특히 1백54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X유전자의 경우도 세계각국의
분자생물학자들이 연구를 거듭해 왔으나 어떤 경로에 의해 간암을
일으키는지는 규명되지 않았었다.

한편 간암으로 한국인에게 발병하는 암 가운데 위암 폐암에 이어
세번째(11%)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로인해 매년 10만명당 23명이 사망하는
등 위암 다음으로 높은 사망율을 기록하고 있다.

바이러스에 의한 간암은 70%이상이 B형 간염바이러스에 의해 발생되며
10%정도는 C형 간염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최근에 발견된 G형 간염바이러스와 간암간의 관련여부에 대해서도
연구가 진행중이다.

< 김재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