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가 전국의 기초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내무부의 인가를 받아
공기업형태의 "강서구 교통시설관리공단"을 설립,지난 6일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감으로써 효율적인 자치행정의 실험무대가 되고 있다.

서울에서만도 송파,강남,성북등 다른 자치구들도 행정에 경영마인드를
도입하고 공공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공단설립을 추진하고 있어 강서구
의 공단 설립방식과 운영과정등 하나하나가 이들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박성훈 교통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은 "지역여건에 맞는 사업을 찾아냈고
수익성이 보장되는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했기 때문에 내무부
로부터 인가를 쉽게 받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구가 내무부에 제출한 사업은 견인사업소,노상주차장,마을버스운영등
3가지. 강서구 안에 있는 김포공항의 경우 보안문제와 사고예방차원에서
불법주차에 대한 단속이 엄격하다.

그런데 불법주차로 견인된 차량들은 여의도에 있는 보관소로 이동되기
때문에 견인료가 비싸지고 주민불편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구는 이같은 문제점을 인식,공항과 가까운 강서구 가양동지역에 견인
차량을 보관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했다.

주민들은 싼 견인료를 물게되고 여의도까지 견인되면서 유발되는 교통
량도 줄일수 있게 된 것이다.

공단은 또 민간이 담당하던 노상주차장 가운데 5곳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수익성문제로 민간이 참여를 꺼렸던 지역이거나 민간이 주차장을
운영하면서 불법 전대를 하거나 부당요금징수와 관련한 민원도 끊이지
않았던 곳이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구는 우선 2천여대의 차량이 주차할 수
있는 5곳의 노상주차장을 공단이 운영토록 한 것. 마을버스 운행문제도
마찬가지다.

수익성이 뒷받침되지 않아 민간업자들이 운영하지 않고 있는 지역에
대해 구가 직접 마을버스를 운영하면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할 수 있다
는 설명이다.

공단은 올해안으로 1~2개노선을 확정,마을버스를 운영키로 하고 현재
노선선정작업등을 벌이고 있다.

이같이 공단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의 내용은 공익성을 가진 사업가운데
수익성도 함께 추구할 수 있는 사업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 긍정적인 평가
를 받고있다.

공단운영과정에서 사업선정과 함께 또하나 중요한 요소는 효율적인 조
직관리다.

현재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대부분 공기업이 방만한 경영과 비대한 조직
으로 인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에서 이같은 측면은 더욱 강조
된다.

박이사장은 "현재 공단이 담당하는 업무를 고려할 때 50여명 안팎이
필요하지만 이달 초 실시한 공개채용에서 21명만을 선발했다"면서 "초
기에 업무량이 많아 다소 무리가 따르지만 일용직등을 보강하면 사업을
추진하는데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준 공무원인 신분에다 주인없는 회사라는 특성때문에 조직운영이 방
만해질 수 있는만큼 최소인력으로 최대서비스를 산출하기 위해 필요한
인력보다 적은 인원을 채용했다는 것이다.

공단은 또 민간기업에서 활성화된 팀제형태로 운영될 "경업사업기획
단"(가칭)도 구성,공단이 벌일수 있는 사업을 발굴한다는 계획이고 성
과급등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면서 경쟁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도 도
입할 계획이다.

강서구가 벌이고 있는 지방자치 실험의 성패는 공기업의 문제점을
어떻게 극복하는가와 공공성과 수익성을 어떻게 조화하는가에 달려있다는
지적이다.

< 김남국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