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교통혼잡으로 발생하는 비용은 서울시민 1년 총생산액의 5%에
육박하고 있으며 근로자 1명의 월평균 소득의 5.8%에 상당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또 구별교통혼잡비용이 가장 높은 곳은 중구, 가장 낮은 곳은 양천구
였으며 양측의 비용차는 무려 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이번송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원장등 3명이 공동으로 93년도
서울시 교통자료를 토대로 작성한 "서울시 구별 교통혼잡 비용 추정"이라는
보고서에서 밝혀졌다.

22일 이 보고서에 따르면 93년을 기준으로 서울시 직장인들의 통근,
업무통행, 화물운송 등에 따른 혼잡비용은 연간 3조1천8백78억원으로
같은해 서울시민의 총생산 추정액 68조3천억원의 4.67%에 달했다.

통행목적별 혼잡비용은 업무통행에 따른 혼잡비용이 1조5천9백1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통근혼잡비용이 1조2천3백46억원, 화물운송혼잡비용이 3천6백
18억원이었다.

이같은 혼잡비용을 서울시민의 1인당 소득과 비교하면 월간 통근혼잡
비용은 소득의 2.4%, 업무통행에 따른 혼잡비용은 월임금의 3.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두항목을 합칠 경우 서울시민의 월간혼잡비용은 월
근로소득의 5.8%나 됐다.

보고서는 "혼잡비용은 곧바로 생산가격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특히 통근혼잡비용은 주택보급에 한계가 있는 서울시의 특성을 고려할때
장기적으로 임금인상압력요인으로 작용, 생산비 상승으로 이어질 소지가
높다"고 지적했다.

구별 교통혼잡비용이 제일 많은 곳은 3천1백42억원의 중구였으며 2천8백
77억원의 영등포구, 2천6백45억원의 강남구, 2천2백39억원의 종로구,
2천6억원의 구로구가 그 뒤를 이었다.

또 1천억원 이상의 혼잡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 지역은 성동구
동대문구 송파구 서초구 도봉구 강서구 성북구 용산구 마포구 강동구 등
10개구였다.

조사대상 22개 구가운데 혼잡비용이 가장 낮은 양천구의 혼잡비용은
5백53억원으로 가장 많은 중구와 비교해 무려 4.7배 가량 차이가 났다.

교통수단별로 승객 한 사람이 1시간마다 발생시키는 비용은 출근의 경우
택시가 6천3백76원으로 가장 비싸고 자가용 승용차가 4천9백65원으로
그 뒤를 이었으며 지하철 시내버스 좌석버스 등 대중교통수단은 2천3백원대,
가장 싼 곳은 도보 및 자전거를 이용하는 경우로 2천47원에 불과했다.

업무통행에 따른 교통수단별 비용도 택시도 9천4백46원으로 가장 높았고
자가용 8천35원, 버스 등 대중교통수단 5천4백원대, 도보및 자전거 5천1백
17원이었다.

한편 교통혼잡으로 인한 서울시 전체 시민의 시간손실은 하루 69만9백90
시간인 것으로 추정됐다.

이같은 시간손실을 전산업 종사자의 1일 평균근로시간으로 나눠 역산하면
8만2천8백52명의 근로자가 생산에는 전혀 기여하지 않고 하루 8시간 30분씩
자동차를 가지고 돌아다니는 대가로 월급을 받는 셈이다.

또 서울소재 사업체로선 적정속도로 왕래할 수 있었다면 불필요했을
종업원을 2.3%나 추가로 고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 보고서는 이같은 연구결과를 토대로 "교통혼잡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낮추기 위해선 단위당 교통비용이 낮은 버스와 같은 대중교통수단 이용
활성화를 유도하는 교통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 김광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