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모스크바에서 스위스로 탈출한 뒤 잠적한 것으로 알려진
김정일의 본처 성혜림씨(59) 일가의 소재 파악에 착수했다.

정부는 13일 성씨 일행의 탈출보도로 이들의 신변에 위험이 생겼다고
판단, 소재 파악을 위한 "특별대책반"을 유럽 현지에 급파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와함께 외무부를 통해 유럽지역 공관에 긴급전문을 보내
이들의 동향을 추적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관계자는 "북한 정보기관이 국내 언론보도전까지는 성씨 문제에
대해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한것 같다"며 "정부는 이들의 신변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오기 통일원장관도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성씨 일행이 잠적한
것은 확인됐으나 이들의 소재나 제3국으로의 망명여부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며 "잠적 사실이 국내 언론에 보도돼 이들의 신변안전이
걱정된다"고 밝혔다.

한편 김정일의 전처 성씨와 언니 혜랑씨(61), 혜랑씨의 딸 이남옥씨
(30)와 성씨의 수행원 1명등 4명은 지난 1월20일께 장기체류하고 있던
모스크바에서 스위스로 탈출한 뒤 이달초 잠적한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성씨는 신병치료를 위해 지난 82년 평양에서 모스크바로 나와 언니
혜랑씨와 함께 모스크바의 한 아파트에서 살았다.

언니 혜랑씨는 모스크바에서 지난달말께 82년 귀순해 서울에 살고 있는
외아들 이한영씨(36))와 전화통화에서 모스크바를 떠나 제3국으로
떠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