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전대통령 비자금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중수부(안강민 검사장)는 13
일 오후 차세대전투기 기종변경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김종휘전청와대외
교안보수석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혐의로 구속했다.

김씨는 지난 92년7월 중형수송기 도입과 관련,거래알선 업체인 미국 AEA
한국지사로부터 8천만원,대우로부터 5천만원을 받는등 모두 1억3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있다.

김씨는 93년5월 감사원의 "율곡사업 특별감사 결과발표"직전 돌연 미국으
로 출국,같은해 6월 검찰에 의해 기소중지됐었다.

검찰관계자는 "김씨가 차세대전투기 기종이 FA18에서 F16으로 변경되는 과
정에서 노씨가 F16원제작사인 제너럴 다이내믹스사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았
는지에 대해서는 계속 "모른다"고 진술함에 따라 김씨를 일단 구속한 뒤 리
베이트 수수여부를 계속 추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중인 노씨와 김씨에 대한 구속수
사를 통해 리베이트 부분을 계속 수사하면서 동시에 스위스 비밀계좌 실재
여부에 대한 수사도 율곡비리 수사와 연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에 따라 노씨의 딸 소영씨부부의 "미화 20만달러 미국내 밀반입
사건"에 대한 수사기록을 14~15일중 넘겨받아 이를 검토한 뒤 스위스 당국
에 확인요청을 하는 한편,소영씨도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검찰관계자는 "이 사건에 대한 미연방검찰의 수사자료를 검토한 후 20만
달러의 출처와 이 돈이 소영씨에게 전달된 경위등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소영씨에 대한 참고인 자격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미국 수사기록은 외교경로를 통해 14~15일중 검찰에 인도될 것으로 예상
되며 이에는 소영씨가 미국내 은행에 분산예치하려다 적발된 19만2천달러
가 인출된 스위스내 은행명과 계좌번호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노씨의 해외 은닉 비자금을 규명하는데 중요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지난달 1~7일 미국을 방문했던 국민회의 조세형의원은 "이 사건
을 담당했던 리랜드 알슐러 산호제이연방검찰청검사장으로부터 문제의 19만
2천여달러가 출금된 계좌외에도 스위스에 노씨의 또다른 비밀계좌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 윤성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