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시험이 힘들어 혹시 과락으로 떨어지지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합격해 기쁩니다. 법조인이 꿈이지만 미개척 분야의 일을 하고싶습니다"

2일 발표된 고졸 검정고시에서 9개과목 평균 74.1 1점을 획득,전국
최연소 합격의 영예를 차지하는 동시에 92년이후 고졸검정 합격자중
가장 나이가 어린 오신석군(12.제주도 남제주군 남원읍 위미리)은
담담하게 소감을 피력했다.

오군은 이미 지난 5월 고입검정고시에서도 전국 최연소 합격의 영광을
차지,주위의 시선을 끈데 이어 3개월만에 고졸검정에 합격하는 실력을
발휘했다.

아직도 어린이티를 벗어나지못한 모습의 오군은 남들이 6년동안 힘들여
거쳐야하는 중.고등학교 과정을 올2월 서귀포국민학교를 졸업한지 단
7개월만에 뛰어넘었다.

오군은 "아버지와 주위의 기대에 어긋나지않도록 80일 남짓 남은 대입
수학능력시험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도록 노력하겠다"라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오군이 다른 친구들처럼 중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검정고시을 치르겠다고
결심하게 된 것은 어려운 가정형편때문.

건축현장에서 미장일을 하는 아버지의 적은수입으로는 중.고등학교를
편안히 다닐수없다고 판단해 국민학교 4학년때부터검정고시를 염두에
두고 있었단다.

오군은 지난해 여름 검정고시를 치러야겠다고 최종 결심한후 본격적으로
검정고시 준비에 매달렸다.

신석군은 "검정고시를 결심한 지난해 여름부터 교육방송의 중등교육
프로그램을 빠짐없이 시청했고 아버지가 도서관과 서점을 뒤져 구해준
각종 교과서와 참고서적을 샅샅히 탐독하며 혼자 공부했다"고 말했다.

아버지 오승기씨(35)는 "비디오 테이프를 통한 어학교육과 외국인
선교사와의 잦은 접촉으로 아들이 국민학교때부터 영어로 말하기와
일기쓰기를 했다"며 현재는 일어 중국어 히브리어도 구사하는등
어학에 특출한 재능을 갖고있다"고 전했다.

신석군은 "법조인이 되어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이 꿈이지만 미개척분야의
일도 하고싶다"는 희망을 갖고있다.

< 정용배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