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담 = 최종천 < 사회부장 > ]]]


국내에서 신도시 공업단지 전철등 사회간접자본건설을 주도하고 있는 토지
개발공사가 최근에는 중국에 이어 베트남 러시아등에서 잇따라 해외공단
사업을 벌이는등 해외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올해로 공사설립 20주년을 맞아 민간기업과의 서비스경쟁을 선언하는 한편
쓰레기 없는 "클린그린타운" 조성을 발표하는등 개발의 질적측면에서도 한층
성숙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성년을 맞은 토지개발공사의 이효계사장을 만나 해외공단개발의 배경과
현황, 앞으로의 사업계획등을 들어봤다.

-곧 중국으로 출장을 가신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저희 공사가 중국심양에 추진중인 한국공단기공식이 이달 28일에 있고 또
중국측 인사와도 만나 심양공단에 관한 협조와 지원관계도 협의하기 위해
27일 중국에 갈 예정입니다"

-토개공이 해외에 건설중인 공단이 심양외에도 여러 곳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추진중인 해외공단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토개공이 건설중인 해외공단은 심양공단외에 중국 천진, 러시아 나홋카,
베트남 하노이공단등 모두 4개 공단입니다.

이중 중국천진공단은 지난 93년 8월에 30만평 규모로 착공에 들어가 현재
마무리공사가 진행중입니다.

러시아 나홋카공단은 지난 3월, 중국 심양공단은 4월, 베트남 하노이공단은
5월에 각각 기본합의서나 본계약을 체결, 본격적인 개발단계에 들어선 상태
입니다.

특히 베트남에는 하노이공단외에 남부와 중부에 각 1개씩의 공단을 추가로
건설키로 베트남국가계획위원회와 합의하고 현재 후보지조사중에 있고 중국
심양공단인근에 제2공단도 건설키로 중국측과 구체적인 얘기도 오가고 있어
곧 해외공단은 모두 7군데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중국 천진공단의 분양률이 50%선에 머물고 있는등 사업이 완전히 마무리
되지 않은 상태에서 중국에 또다시 공단을 건설한다는데 대해 일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중국은 어차피 우리기업이 넘어야 할 산입니다. 인구 12억에 방대한
국토와 자원을 가진 무한한 시장이니까요.

우리나라와의 교역량도 지난해 1백10억달러에서 올해는 1백50억달러 정도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3대 교역국 중의 하나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중국 공단개발사업은 이처럼 무한한 내수시장을 가진 중국에 우리 기업이
진출, 기업경쟁력을 높이고 타국과의 경쟁에서 앞서 나갈수 있도록 수출
전진기지를 만들어 주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심양공단은 저희 공사와 경기도가 상호협력하여 추진하고 있는 사업
으로서 지방정부와 공공기관이 합작으로 해외에 공단을 건설하기는 처음
있는 일이고 수차례에 걸친 현지조사와 기업수요조사를 통해 공단입지로서는
요령성일대에서 가장 나은 곳으로 인정받은 곳입니다.

심양공단은 올 4월5일 토개공과 중국 심양경제기술개발구간에 토지 사용권
취득계약을 체결했는데 공단에 입주하는 우리기업들에는 기업소득세 3년간
면제, 3년간 50% 감면, 원자재 수입관세 면제, 생산제품의 내수 판매허용등
각종 우대조치를 부여할 예정입니다.

또 현재까지 국내 34개 업체로부터 10만여평의 입주희망의사를 확보해 두고
있어 분양전망도 매우 높아 국가경제적으로나 사업타당성 측면에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곳입니다"

-해외공단사업을 중점적으로 펼치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과거 우리의 경제 발전을 이끌었던 기초기술산업이나 노동집약산업은
이제 이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이런 한계산업들은 과거 일본의 한계산업이 한국에서 돌파구를 찾았듯이
기술을 전수할만하고 노동력이 풍부한 해외로 기지를 옮겨 활로를 찾아야
합니다.

토개공의 해외공단 개발사업은 국가공기업의 공신력으로 자본력이나 정보
등이 부족해 자력으로 해외에 진출하기 어려운 국내 중소기업들, 특히 한계
산업이나 노동집약산업들로 하여금 해외로 진출할 수있는 토대를 마련해
주는데 근본목적이 있습니다"

-토개공은 그동안 국내에서 대규모 신도시와 공단등을 건설한 경험이
있지만 해외공단사업은 국내의 개발사업과는 상당히 다른 부분이 많아
어려움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해외공단개발사업을 할때 어떻게 사업방향을 잡아 접근하고 있는지요.

"해외개발사업의 목적이 주로 국내중소기업이나 한계기업의 해외수출전진
기지를 만드는 것이기에 대상국들은 노동력과 원자재는 저렴하고 풍부한
반면 인프라등 산업활동의 기반여건이 열악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또 행정규제나 절차가 까다롭고 관계볍령도 제대로 정비되어 있지 않아
외국기업이 투자하는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래서 저희 공사는 사전에 그 나라의 정치 문화 경제 풍습등 전반을
충분히 파악하고 이러한 제반제약여건과 어려움을 하나하나 체크하여 정부
차원의 계속적인 협상으로 완벽하게 해결한 후 개발에 관한 기본합의서를
체결하는등 매우 신중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도를 놓고보면 토개공이 건설 중인 국내외 주요공단이 동북아 연안쪽을
차례로 잇는 대규모 공단벨트가 됩니다.

비용투입도 그렇겠지만 건설효과가 대단하리라 보는데 지금은 사업초기단계
라 가시적인 결과는 없지만 향후 이들 공단건설이 가져다 주는 국가경쟁력
향상은 상당하리라 봅니다.

"동북아연안 인근지역을 따라 건설되는 국내 6개 공단과 해외 4개 공단은
다가오는 아시아 태평양시대에 한반도를 중심으로 동북아 경제의 관문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이들 10개 공단의 총 규모는 1천9백여만평으로 여의도 면적의 22배 가까이
되며 공단건설에 투입되는 비용만도 3조5천여억원에 달합니다.

공단자체가 사회주요 간접자본의 하나로서 엄청난 전후방산업효과가 있지만
이들 공단의 연간 총생산액은 14조2천억원을 훨씬 초과할 것으로 추정돼
동북아 지역경제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해외공단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국내공단의 경우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 미분양되고 있는 용지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토지라는 제품의 생산량과 품질도 중요하지만 가격이라는 요소도 무시할수
없다고 봅니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공단분양가를 더 내릴 생각은 없는지요.

"물론 공단활성화의 필수조건은 분양가격을 인하하여 경쟁력을 높이는
일입니다.

공단분양가는 현재 조성원가로 결정되고 있으므로 분양가인하를 통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공단조성원가중 개발에 투입되는 실질적인 조성
원가외에 간선시설설치비등 조성원가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줄여야
합니다.

이웃 일본만 하더라도 공단외의 간선시설이나 공단내 공원이나 하수종말
처리장, 주도로등은 지자체나 국고에서 전액지원돼 공단분양가가 우리보다
낮습니다.

현재 이문제는 저희공사와 정부관계부처에서 집중적으로 협의중에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이문제가 해결되면 공단분양가를 상당히 내릴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공단분양가 인하라는 외부적인 요인말고도 공급자인 토개공의 입장에서
시행할수 있는 공단활성화방안도 있다고 보는데 이에대해 토개공은 구체적
으로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까.

"분양촉진을 통한 공단활성화를 위해서는 앞에서 말씀드린 공단분양가인하
를 통한 가격경쟁력을 강화시키는 것이외에도 분양가격에 탄력성을 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장기미분양공단의 경우 과감하게 원가이하로 공급하고 가격경쟁력이 있는
공단은 감정가 공급등 분양가격산정을 사업시행자 자율에 맡겨서 공단여건에
따라 공급가격에 탄력을 주는 것도 적극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와함께 지난 7월에는 동해북평공단에 대해서는 장기임대방식을 처음
도입, 실시했고 군장공단등은 대행개발을 통해 대기업의 공단입주를 적극
유도하고 있습니다.

또 6월과 7월에 공단투자설명회를 서울과 부산 인천 광주등 전국 주요도시
를 순회하면서 개최하는 한편 직원들은 고객리스트를 작성, 매일같이
기업을 방문해 자세한 투자정보제공과 판촉에 발벗고 뛰고 있습니다"

-민선자치단체장의 취임으로 지방화시대가 본격 개막되었습니다. 지자체와
의 경쟁등으로 앞으로 토개공의 위상이 흔들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은 막대한 투하자본과 장기에 걸친
공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토개공은 지난 20년간 풍부한 노하우와 기술, 경험을 쌓아놓고 있기에
지자체실시이후 오히려 지방정부의 행정지원,토개공의 자본과 기술이
합작되는 개발사업이 활성화되고 지방정부와 토개공의 긴밀한 협조체제도
더욱 강화되리라 봅니다.

또 지방정부가 대규모 공단이나 물류단지개발등 대형 프로젝트의 사업시행
을 저희공사에 요청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지자제가 실시된 이상 사업의 지속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들
과의 관계가 재정립돼야 한다고 봅니다.

이에대한 토개공의 대책이나 사업전략은 무엇입니까.

"지자체와 토개공은 지역개발이라는 과제를 공유하는 동반자적 입장에서
유기적 협조체제를 유지하면서 적절한 역할분담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국가차원의 신도시건설, 첨단산업기지건설, 해안매립등 대규모 개발사업
이나 지역간 이해상충지역 개발사업, 낙후지역 개발사업등에 역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특히 사업성은 다소 떨어지더라도 지역경제 활성화와 국토균형개발을 위해
개발 필요성이 반드시 있는 지역엔 적극 참여하여 지역사회 발전을 뒷받침할
생각입니다"

-환경문제가 사회적인 이슈로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용인수지2지구를
쓰레기를 볼수없는 클린그린타운으로 조성하겠다고 발표하셨는데 이 시스템
의 도입배경과 앞으로의 전망은 어떻습니까.

"이 시스템의 도입은 최근 국민생활수준이 향상되고 환경의식이 날로
높아가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에 부합되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새로이 조성될 신시가지에 이 시스템을 선별적으로 확대도입할
계획인데 현재 양산물금신도시에 이방식 도입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생각컨대 이제 우리나라 주택보급률이 80%를 넘어섰고 현재 정부에서
추진중인 주택 2백85만호 건설사업이 완료되면 주택보급률은 95%에
이릅니다.

이제는 과거와 같이 주택물량을 늘리는데 급급할 것이 아니라 환경을 보전
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일에 관심을 가져야할때 입니다.

주거분야에서도 하루빨리 품질경쟁시대가 열려 개발주체들이 보다 쾌적하고
풍요로운 주거문화를 창출하는데 경쟁적으로 노력해야 할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토개공은 앞으로도 클린그린타운조성과 같이 첨단주거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는 일에 앞장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생각입니다"

-최근 기업들이 치열한 생존경쟁을 하면서 자체적인 경영혁신에 많은 노력
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사기업과의 서비스경쟁을 선언한 토개공도 많은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4 ONE운동을 전개하고 있는데 조직 응집력을 다진다는 HEART ONE,
경쟁력으로 승부한다는 BEST ONE, 품질 완벽주의를 실현하는 PERFECT ONE,
그리고 친절서비스에 앞서간다는 각오로 PLUS ONE 운동이 전사적으로 추진
되고 있습니다.

또 판매조직 강화와 전국적인 온라인 통합판매망을 구축하는 등 판매촉진
에도 많은 힘을 기울이고 있으며 각종서류및 절차의 간소화와 민원사무의
적극적 처리개선이 요구되는 사항을 지속적으로 발굴하여 개선하는등
"서비스의 토개공" "고객만족의 토개공"이 되기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직원의 교육기회와 교육의 전문성 확대를 위하여 1인 1외국어
구사를 겨냥하고 교육과 해외연수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저는 간부직원들과의 간담회때 "행동하는 간부가 강한 회사를 만든다"는
얘기를 자주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저희 공사는 행동으로서 고품질 저가격
상품생산과 서비스 강화, 경영다각화등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경영혁신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 정리=김태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