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석재 전총무처장관의 전직대통령 4천억원 가.차명예금계좌보유 발언을
조사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이원성검사장)는 9일 오전 자진출두한 서전
총무처장관을 상대로 발언내용과 발언경위의 진위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서전장관은 검찰조사에서 "김일창씨로부터 구정권을 잡았던 사람이 수천
억원의 계좌를 가지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한 적은 있으나 전두환.
노태우두 전직대통령이 이 계좌를 가지고 있다는 얘기는 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서전장관은 "기자들이 실력자가 전.노전대통령이냐는 질문을 해 "아니다"
라고 분명히 말했다"고 진술했다.

서전장관은 또 "가.차명계좌의 실명화가능성을 추경석국세청에게 확인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서전장관은 그러나 "한이헌경제수석과는 어느 저녁식사자리에서 "세상에
이런 일도 있다"며 김씨로부터 들은 얘기를 꺼내자 한수석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하면서 없었던 일로 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서전장관에 대한 조사를 마친후 이날 오후6시40분께 서전장관을
귀가 조치했다.

검찰은 또 서전장관에게 계좌보유설을 전한 김일창(55.요식업),송석린(61.
서울시 배드민턴 연합회장),이우채(54.한약건재 유통업),이삼준(54.이태원국
제상가 연합회사무장).이종옥씨(45.부일종합통상대표)등 8명을 이날 소환,
이 설의 근거등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서전장관에게 계좌보유설을 전달한 김씨에 대한 조사결과,김씨는
지난 87년 부도난 영신상호신용금고회장을 지내던 중 고객예탁금 87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돼 5년간 복역한 전과자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검찰은 현재까지 최초발설자로 밝혀진 이종옥씨에 대한 조사에서 이씨에게
도계좌보유설을 퍼뜨린 사람이 있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검찰은 또 서전장관의 발언경위에 대한 명확한 조사를 위해 당시 저녁식사
모임에 참석했던 민자당출입기자 7명을 참고인자격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
라고밝혔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계좌보유설을 퍼뜨린 사람의 신병을 모두
확보하는데 조사의 중점을 두고 있다"며 "이들을 모두 파악해야 진위여부가
명확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 윤성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