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좋은 일이 있을까"

건물잔해로 뒤덮힌 생지옥을 뚫고 13일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유지환양의
소식은 유양 가족들뿐만 아니라 온국민들에게 기쁨과 환희를 안겨다주기에
충분했다.

잔뜩 찌푸린 장마철 하늘만큼이나 우울한 마음의 실종자가족들에겐 한줄기
희망과 위안을 가져다준 낭보였다.

유양의 극적 구조소식이 알려지자 유양의 아버지 근창씨(52)가 입원중인
서울 강북구 수유5동 대한병원은 열광의 도가니.

지난 92년 뇌졸증으로 쓰러져 이병원 320호실에 입원, 치료를 받아오던
유씨는 충격을 우려한 가족들의 배려로 지금까지 딸의 실종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이날 TV에서 처음으로 알게됐다고.

유씨는 "TV에서 딸이름이 나올때만 해도 동명이인으로 생각했으나 곧이어
주소와 나이등이 구체적으로 거명되면서 틀림없는 딸로 판단, 순간 눈앞이
캄캄했다"며 "다행히 딸이 건강한 모습으로 구조돼 감사할 따름"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지환양의 오빠 세열씨(21.서일전문대)는 "사고전날 동생이 "힘들어
직장다니기 힘들다"고 한 얘기에 대해 "무슨 일이든 끝까지 최선을
다하라"고 했다"며 "만약에 동생이 구조되지않았더라면 평생의 한이
되었을 것"이라며 안도.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