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7" 선거결과를 지켜본 일반국민과 각계인사들은 지역할거주의 망령의
부활을 우려하면서도 34년만에 실시된 지방자치제 선거인만큼 풀뿌리민주주
의 정착을 기대하는 우려반 기대반의 반응을 보였다.

대다수 국민들은 특히 이번 선거에서 지역감정을 이용한 지역분할구도가
또다시 등장함에 따라 지방자치 본래의 취지가 흐려지고 시작단계에서부터
중앙정치에 의한 꼭둑각시 지자제로 전락하지 않느냐는 당혹감을 표출했다.

또 이번 선거결과가 일부 구정치인의 재기나 정계개편의 도구로 이용될 가
능성도 있다며 지자제가 본격적으로 실시되기도전에 나라전체가 정치소용돌
이 속으로 말려들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와함께 4대지방선거가 동시에 치러짐에 따라 유권자들이 후보자선택에
혼란이 생겨 후보자를 모르고 투표하는등 적잖은 부작용이 드러난 통합선거
법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정덕기(59.충남대총장)=지방선거가 지역할거로 나타나 아쉽다.

그러나 모처럼 부활한 지방자지시대를 맞아 교육자치를 실현해 그 지방에
맞는 다양한 교육을 살릴수 있는 계기가 마련돼 그나마 다행이다.

앞으로 지방정부는 그 지역실정에 맞는 특색있는 교육을 살리는 방향으로
나가야할 것이다.

또 대학교육의 경우 지방대학을 육성시켜 지방과 중앙이 균형을 이룰수 있
는 교육정책이 추진돼야할 것이다.

<>이지은(34.교사)=순수한 지방자치라는 의미에서보다는 현정권의 중간평가
의미에서 국민등이 표를 행사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각계에서 정책과 인물중심의 투표를 호소했음에도
불구,지역감정이 여실히 드러낸 선거결과가 나타나 우려를 금할수 없다.

이는 전국민을 하나로 통합하고 결집할수 있는 국민정당이 없다는 점을 보
여주었다는 점에서도 충격적이다.

<>강윤구씨(45.보건복지부 식품정책과장)=이번 지자체선거는 지역할거주의
를 부활시켰다는 점에서 큰 폐혜를 남겼다고 본다.

그러나 민선단체장의 출범은 참신한 시각으로 기존 제도나 추진과제등을
되돌아볼수 있는 자극제가 될수 있다는 측면에서 환영할만하다.

다만 주민의 뜻에 의해 선출된 단체장인만큼 지자체의 책임과 권한을 소중
하게 생각해주길 바란다.

권한에 맞게 책임도 함께 지는 지방행정이 지자체시대의 성패를 좌우할것
같다.

<>김학재씨(51.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장)=이번 선거의 당선자들은 국민의
선택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삶의 질을 높일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해
야 한다.

특히 치안과 환경,도시방재사업에 역점을 둬 시민들이 안심하고 살수있는
환경을 조성해야할 것이다.

<>김윤정(40.회사원)=이번 선거에서 현정부에 대한 민심의 실체가 그대로
표출돼 앞으로 정부가 어느정도 각성해야할 것이다.

그러나 지역주의가 확연히 표출돼 지방자치시대의 출범에 모양새가 좋지
못하며 3김시대가 종식되지 않아 아쉽다.

<>양명자씨(25.주부)=중앙정치권력의 선거개입으로 지역주의가 팽배해 지
방의 살림꾼을 뽑는 선거라는 원래의 취지가 퇴색돼 안타깝다.

이 때문에 정책보다는 인물과 출신지역이 후보자선정이 기준이 된것같아
34년만에 부활된 지자체선거의 의미가 크게 반감됐다.

지역주민의 한사람으로서 당선자들이 선거유세기간동안 맹서한 공약들이
제대로 실천되는지 끝까지 지켜보고 이를 다음 선거에서 후보자선정의 기준
으로 삼겠다.

<>김성기(55.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내손으로 뽑은 일꾼이 지역살림을 꾸려
나가게 되는만큼 내실있는 지방행정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공무원들도 과거보다 더 열심히 일할수 있는 풍토가 마련될 것이다.

이를위해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에 대해 지나친 간섭을 삼가해야 하며 지방
정부도 지역살리기와 지역이기주의를 혼돈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김태동(26.경북대독문학과4)=민자당이 참패한 이번 선거결과를 볼때 현
정부가 국민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그러나 정치구도가 신삼국시대가 도래한것 같이 민자5 민주4 자민련4 등으
로 나라가 또 쪼개져 땅따먹기를 한것 같은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아직도 우리나라의 정치수준이 이정도밖에 안돼는데 대해 서글프다.

<>이주완(57.노총사무총장)=이번 지자제선거를 계기로 우리나라의 민주정
치가 한단계 발전할 것으로 믿는다.

그러나 여러 정당이 지역을 분할한 상황이어서 지방정부와 중앙정부간에
어떻게 조화를 이루느냐가 앞으로의 과제랄수 있다.

지역이익과 동시에 국가이익을 가져올수 있도록 이번에 당선된 책임자들이
최선을 다해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치범씨(42.환경운동연합사무차장)=환경단체들이 직접 환경후보를 지원
하는 것이 통합선거법에 위반돼 적극적인 지원을 못한 것이 아쉽다.

그러나 지자체시대에서는 지역개발과 환경보전문제가 상당한 이슈로 제기
될 것인만큼 단체장들이 환경에 대한 마인드를 갖고 지방행정에 임하는 마
인드가 필요하다.

<>김재식(31.삼일회계법인회계사)=지방선거에서 나타난 여소야대는 시사하
는 바가 상당히 크다.

지역할거주의 측면도 있지만 이번 선거가 엄연히 중간평가의 성격도 띠고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 여당은 선거민심을 토대로 정책운용방향을 설정하고
반성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제타용씨(57.공무원)=서울시의 경우 조시장당선자가 행정경험이 부족하
지만 전혀 다른 시각으로 시행정을 바라볼 필요성이 있다.

조시장당선자가 내세운 교통관련정책들은 대체로 수용가능한 것들이라고
판단되며 대중교통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현재 구성된 교통관련 연구기관들을
좀더 활성화해야할 것이다.

< 사회부 >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9일자).